▲ 배호준 ⓒ스포티비뉴스

[스포티비뉴스=포항, 영상 배정호·취재 조형애 기자] 아직 승부차기 승리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표정. 승리 소감을 묻는 질문에 잠시 말을 잇지 못하고 베실베실 웃던 배호준(3학년)이었다.

'2017 K리그 U18 챔피언십'에 나선 포항(포항제철고) 유소년 팀 득점의 핵은 '김진현(3학년)-배호준 듀오'다. 결승 문턱에서도 여지가 없었다. 또 배호준이 터졌다.

포항은 1일 포항 양덕2구장에서 열린 4강전에서 배호준의 선제골에 힘입어 인천(대건고)의 기선을 제압했다. 후반 동점을 내주며 승부는 연장, 승부차기까지 이어졌지만 결국 포항이 승부차기 스코어 5-4로 결승 티켓을 따냈다.

배호준에게는 겹경사다. 팀의 U18 챔피언십 사상 첫 결승 진출과 동시에 대회 득점 단독 선두(5골) 자리에 올랐다.

그라운드위 승부사는 경기 후 천진난만한 소년이었다. "(결승 진출이) 꿈만 같고 아직도 잘 믿겨지지가 않는다. 정말 좋다"면서 웃었다.


주로 오른쪽 측면 공격을 담당하는 배호준은 발이 빠르고 센스가 좋다. 크로스도 일품이다. 선제골 상황에 대해서는 "골냄새를 맡고, 해결했다"고 패기 넘치게 말했다.

그가 골 만큼이나 신경쓴 것이 있었다. 바로 세리머니. 경기 나가기 전에 '프랑스 신성' 킬리앙 음바페(18·AS모나코) 스페셜 영상을 봤다는 배호준은 "세레머니 따라하려다가 멋있게 안됐다. 그래도 상황은 좋았다"고 했다.

경기 도중 미흡했던 세리머니를 카메라 앞에서 다시 선보인 뒤 배호준은 다시 경기를 되짚었다. 비교적 우위를 보였던 전반과 달리 후반 포항은 어려운 경기를 했다. 실점을 내준 뒤에는 주도권을 내주면서 흔들렸다. 배호준도 이를 인정했다.

지난 2월 열린 2017 금석배 전국고교축구대회 8강전에서 1-1 무승부 후 승부차기에서 인천에 무릎을 꿇었던 아픈 기억도 포항을 괴롭혔다.

배호준은 "후반 20분부터 너무 밀려서, 계속 심적으로 불안했다. 그땐 질 것만 같았다. 그래서 계속 속으로 '이길 수 있다'고 다짐을 많이 했다"면서 "키커로 나서진 않고 늘 응원을 하지만, 정말 (승부차기는) 떨린다. 4강이라 더 떨렸고, 되게 불안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배호준은 골키퍼 노지훈이 상대 세 번째 키커의 슈팅을 막아 낸 뒤 "내일 모레(3일) 경기 하겠구나"하는 확신을 가졌다고 한다.


졸업반. 2년전 당시 1학년때, 후반기 왕중왕전 우승 이후 정상에 한 번도 오르지 못한 그는 필승을 다짐했다. 상대는 전반기 고등리그 우승, 왕중왕전 우승에 빛나는 수원(매탄고)를 꺾고 올라온 성남(풍생고)이다.

"성남과 경기 안해본지 2년이 다 되요. 골 넣은거 보면 잘 하는 팀 같더라고요. 준비 잘 하겠습니다. 득점왕은 중학교때 빼고는 해본적 없어요. 욕심은 나는데요... 우승만 해도 괜찮습니다! 이기기만 했으면 좋겠어요. 우승, 되게 목마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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