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구창모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KBO 리그는 올해 전환점을 맞이했다. 그동안 '젊은 선발투수가 없다'며 볼멘 소리를 하는 야구인들이 많았는데, 올 시즌은 다르다. 3일 현재 선발로 15경기 이상 등판한 25세 이하 투수가 9명이다. 지난해는 단 6명이었다. SK 김성민(12경기)이나 한화 김재영(11경기), kt 류희운(10경기) 등은 선발 15경기 근처에서 시즌을 마칠 만한 선수들이다.

동시에 이 보물같은 젊은 투수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어린 투수들이 일찍부터 몸을 혹사하면 부상 위험이 높다는 주장은 '정설'이다. 이를 수치화한 이론이 등장했다. 2008년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 칼럼니스트 톰 버두치가 제시한 '버두치 효과'다. 25세 이하 투수가 전년보다 30이닝 이상을 더 던지고, 100이닝을 넘기면 부상 혹은 부진 확률이 커진다는 내용이다.

2일 경기에서 데뷔 후 첫 1군 100이닝을 넘긴 NC 왼손 투수 구창모가 여기에 해당한다. 구창모는 지난해 정규 시즌과 포스트시즌을 합쳐 69⅔이닝을 던졌다. 올해는 102⅓이닝을 던졌다. 전년 대비 30이닝 이상 더 던졌고, 100이닝을 넘겼다.

현실과 싸우는 현장의 의견은 어떨까. NC 김경문 감독은 지난달 구창모를 1군에서 말소한 뒤 버두치 효과에 대해 언급하면서 "메이저리그에서 10년에 걸친 통계자료를 통해 뽑은 이론이라 무시할 수 없다. 존중한다. 하지만 젊은 투수들의 투구 이닝을 철저하게 관리할 정도로 마운드 사정이 넉넉하지 않다. 그렇게 하다간 경기를 치를 수가 없다"고 말했다.

당시 구창모는 90⅔이닝을 기록하고 있었다. 김경문 감독은 구창모를 계속 관리하겠지만 이닝 제한을 걸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복귀 후에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1군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론적으로도 아직은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구창모는 지난해 풀타임 선발투수가 아니었다. 첫 선발 등판은 8월 12일 LG전이었다. 42경기 가운데 구원 등판이 33경기다. 자연스럽게 기준이 될 해의 투구 이닝이 적을 수 밖에 없었다. 69⅔이닝은 선발 9경기 40이닝과 구원 29⅔이닝으로 이뤄졌다.

스스로도 '버두치 리스트'에 자신이 포함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구창모는 2일 LG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1군 100이닝의 의미'에 대해 물었더니 버두치 효과에 대한 답을 했다. 구창모는 "100이닝에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 버두치 효과 얘기가 나오는데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 여름에 체력이 떨어지면서 구속이 떨어진 것 같고, 지금은 날씨가 시원해지면서 제 공을 던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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