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계인' 호나우지뉴. 잇몸이 보일 때 가장 무서웠던 사나이.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2017-18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 리그 2차전이 막을 내렸다. '꿈의 무대'에 어울리는 환상적인 득점들이 쏟아졌다. UEFA가 역대 UCL 매치데이 2에 나온 멋진 골들을 선정했다.



1. 토마스 델라니, FC쾨벤하운(vs클럽 브뤼헤), 2016-17 시즌

FC쾨벤하운은 덴마크를 대표하는 클럽이지만 UCL 무대에선 기를 펴기 힘들다. 그래도 중소 리그 팀들과 경기에선 실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2016-17 시즌 조별 리그 2차전이 그랬다. 쾨벤하운은 벨기에의 클럽 브뤼헤를 맞아 4-0으로 완승을 거뒀다. 토마스 델라니는 동료의 머리에 맞고 떨어진 것을 왼발 하프발리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쾨벤하운은 레스터시티, FC포르투에 이어 3위를 차지했지만, 승점을 9점이나 따내면서 저력을 입증했다. 참고로 클럽 브뤼헤는 승점 없이 조별 리그를 마쳤다.

2. 윌리안, 첼시(vsFC포르투), 2015-16 시즌

2015-16 시즌 첼시를 이끌던 주제 무리뉴 감독은 오랜만에 친정 팀 FC포르투를 만났다. 지금도 첼시의 핵심으로 활약하는 윌리안은 2015년 9월 포르투 원정에서 전반 추가 시간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성공시켰다. 환상적인 골에 기쁨을 나눴지만, 오래가진 못했으니 후반 7분 마이콩에게 실점해 1-2로 패했기 때문이다. 첼시는 안방에서 열린 6차전에서 포르투를 2-0으로 꺾고 복수에 성공했지만, 16강에서 무리뉴 감독의 수제자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에게 일격을 맞으며 16강에서 파리생제르맹에 져 탈락했다. 

3. 율리안 드락슬러, 샬케04(vsFC바젤), 2013-14 시즌

현재 파리생제르맹에서 활약하는 율리안 드락슬러는 2013-14 시즌엔 샬케04의 젊은 에이스로 이름을 알리고 있었다. 큰 키에도 불구하고 역동적인 드리블과 섬세한 기술이 장점인데, 조별 리그 2차전 바젤전에서 꿈에서나 볼 법한 득점으로 진가를 입증했다. 드락슬러의 골이 결승 골이 됐고, 샬케가 결과적으로 바젤을 승점 2점 차로 꺾고 조 2위에 올라 녹아웃 스테이지에 올랐다는 점을 보면 순도도 높은 골이었다. 최근 네이마르, 킬리안 음바페 등 비싼 선수들에게 밀려 교체 선수로 밀려났지만, 실력만큼은 뒤지지 않으니 어느 팀에서라도 데려가고 싶은 선수다.

4. 엘리제우, 말라가(vs안더레흐트), 2012-13 시즌

포르투갈 대표인 엘리제우는 왼쪽 수비수다. 유난히 공격력을 갖춘 풀백이 많은 포르투갈 출신답게 그도 공격력이 뛰어난 수비수다. 조별 리그 2차전 안더레흐트 원정에서 엘리제우는 중거리 슛을 포함해 혼자 2골을 터뜨리며 맹활약했다. 당연히 경기에서 가장 빛난 별도 엘리제우였다. 말라가는 2012-13 시즌 UCL 8강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5. 미첼 바스토스, 올림피크 리옹(하포엘 텔아비브), 2010-11 시즌

바스토스는 왼발이 정교하고 강력했던 왼쪽 수비수다. 공격력이 강점인 선수였는데 이스라엘 텔 아비브 원정에서 '공격력'이 폭발했다. 바스토스는 전반 7분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넣은 뒤 전반 36분 환상적인 슈팅으로 텔 아비브의 골문을 흔들었다. 16강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1,2차전 합계 1-4로 패하며 도전을 접어야 했지만, 바스토스의 멋진 골은 역사에 남았다.

▲ 네드베드는 우리의 자랑 박지성 이전에 성실성으로 유명했던 사나이.

6. 피터 크라우치, 리버풀(vs갈라타사라이) 2006-07 시즌

'더 로봇(The robot)' 피터 크라우치도 조별 리그 2차전에서 멋진 골을 터뜨렸다. 2m에 가까운 장신이지만 드리블과 기술을 살린 플레이를 펼쳤던 크라우치는 갈라타사라이를 상대로 잊지 못할 바이시클 킥 득점을 올렸다. 오른쪽에서 넘겨준 스티브 피넌의 크로스를 지체하지 않고 몸을 돌려 슛으로 연결했다. 유난히 길고 또 가늘기만 한 그의 신체를 보며 많은 이들이 시계 바늘을 떠올렸다. 그러나 득점 자체는 감탄을 금치 못하는 완벽한 득점이었다. 리버풀은 2006-07 시즌 UCL 결승까지 올라 2004-05 시즌 '이스탄불의 기적' 때 희생양 AC밀란을 만났다. 그러나 이번엔 1-2로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최근 유럽 클럽대항전 성적을 고려하면, UCL 준우승을 거뒀던 2006-07 시즌은 꿈같은 시절인지도 모르겠다.

7. 호나우지뉴, FC바르셀로나(vs우디네세), 2005-06 시즌

'드릴같은 남자' 호나우지뉴는 웃을 때가 가장 무서웠다. 축구 자체를 즐기는 듯 현란한 드리블 기술과 정교한 오른발, 뛰어난 테크닉으로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그의 클럽 커리어의 정점은 2005-06 시즌이 아니었을까. FC바르셀로나와 함께 UCL을 제패하는 동안 그의 잇몸은 여러 차례 피었다. 현지 시각으로 2005년 9월 27일 벌어진 경기에서도 그랬는데, 전반 13분 만에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득점을 올렸다. 이후에도 호나우지뉴는 2번이나 더 골망을 흔들며 4-1 승리를 이끌었다. 신이 난 호나우지뉴는 당대 최고의 선수였고 2005-06 시즌 빅 이어를 품에 안았다.

8. 호베르투 카를로스, 레알 마드리드(vsAS로마), 2004-05 시즌

UFO 슛으로 유명한 호베르투 카를로스는 강력한 슛으로 종종 골망을 흔들었다. 프리킥을 찰 때는 벽을 선 수비수들마저 강력한 슛에 잔뜩 움츠러들었을 터. 이번엔 오픈 플레이에서 슛의 궤적에 들어왔다간 가만 두지 않겠다는 듯 강력한 슛으로 로마의 골대 구석을 뚫어버렸다. 4-2 승리를 완성하는 쐐기 골이었다. 2004-05 시즌은 레알 마드리드이 UCL 역사에 꽤 중요한 시즌으로 기억된다. 2004-05 시즌을 시작으로 6시즌 동안 16강에서 탈락했기 때문. 최근 4시즌 동안 3번 UCL 우승을 차지한 레알 마드리드에도 흑역사는 있다.

9. 파벨 네드베드, 유벤투스(vs올림피아코스), 2003-04 시즌

'두 개의 심장을 가진 사나이' 네드베드가 해결한 경기였다. 2003년 8월 그리스 원정을 떠난 유벤투스는 전반 11분 선제 실점하면서 끌려갔다. 네드베드는 전반 21분과 후반 34분 연속 2골을 몰아치면서 경기를 뒤바꿨다. 특히 역전 골이 아름다웠는데, 공을 가로챈 뒤 페널티박스까지 순간적으로 돌파해 왼발 슛을 날렸다. 네드베드는 유럽 선수치곤 드물게 양발을 모두 능수능란하게 쓰는 선수였다. 2002-03 시즌 UCL 준결승에서 경고를 받으며 결승전에 결장해 팀의 준우승을 피치 밖에서 지켜봤던 네드베드는 2003-04 시즌 절치부심하며 대회에 참가했겠지만 팀은 16강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10. 로이 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vs슈트름), 1999-2000 시즌

불 같은 성정을 가진 사나이 로이 킨은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장이자 중원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거침 없는 태클과 뛰어난 수비력으로 중원을 지켰다. 그러나 기술적으로 투박하기만 한 선수는 아니었다. 트레블을 이루고 난 다음 시즌인 1999-2000 시즌에도 멋진 중거리슛으로 자신의 실력을 입증했다. 오스트리아 슈트름과 경기에서 전반 15분 만에 강력하고 정확한 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맨유는 1999-2000 시즌 8강까지 올랐지만 우승 팀 레알 마드리드에 밀려 탈락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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