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취재 신원철 기자/제작 영상뉴스팀] 연세대와 해태의 러브콜을 한몸에 받았던 전도유망한 투수가 있었습니다. 야구명문 광주일고 출신의 이 선수는 지금 투수가 아닌 타자로 20년 넘게 활약하고 있습니다. 올 시즌을 마치고 은퇴하는 NC 이호준의 얘깁니다. 철없던 어린 시절을 지나 팀의 정신적 지주가 되기까지, 이호준이 말하는 이호준을 만든 사람들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먼저 아버지입니다. 이호준은 아버지의 눈물을 보고 야구에 집중하기로 결심했다고 하는데요. 이호준은 그때를 돌아보며 "처음엔 화를 내시다가 나중엔 눈물을 흘리셨다. 아버지가 안쓰러워 보였다. 그리고 약속을 했다. 삐삐, 자동차 열쇠 다 반납하고 1년만 해보고 안되면 유니폼 벗겠습니다. 그랬더니 야구가 잘됐다"고 얘기했습니다.

후배로부터 받은 자극도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바로 2년 후배 장성호 해설위원입니다. "장성호는 신인 때부터 잘했다. 둘이 가서 비싼 밥을 먹으면 나는 돈이 없었다. 나는 1,200만 원에서 연봉이 동결됐는데 장성호는 100% 인상되고 그랬다. 후배에게 밥을 얻어먹는 게 창피했다”고 추억했습니다.

왕조 시절 SK에서 만난 김성근 감독, 마지막을 함께 하고 있는 NC 김경문 감독에게도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호준은 SK에서 뛸 때 치열하게 사는 법을 배웠고, NC에서는 행복하게 야구하는 법을 깨달았다고 밝혔습니다.

▲ 이호준과 김경문 감독 ⓒ NC 다이노스
은퇴 기념사에서는 김경문 감독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는데요.

<은퇴사 영상>

"5년 전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때 저에게 '나는 아직도 너를 높게 평가한다. 꼭 네가 필요하다'고 해주신 김경문 감독님께 감사드립니다. 5년 전 여기 왔을 때 하고 싶은 것들이 있었는데 다 이뤘습니다."

이호준은 은퇴 후 1년 정도 코치 연수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인생은 이호준처럼, 그의 야구 인생은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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