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박건우-원종현-이정후-로사리오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올 시즌도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타이틀 홀더의 윤곽이 거의 정해진 모양새다.

KIA가 헥터, 양현종의 다승, 승률왕 싸움을 시작으로 김선빈(타율), 버나디나(득점), 최형우(출루율) 등 타이틀 '풍년'을 예고하고 있고, 롯데가 손승락(세이브), 손아섭(최다안타), SK가 켈리(탈삼진), 최정(홈런, 장타율)을 앞세워 웃었다.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한 LG도 진해수가 홀드왕을 확정했고 삼성은 러프(타점), 박해민(도루)이 있다. 최하위 kt도 피어밴드의 평균자책점 1위 수성이 유력하다.

나머지 4개 팀은 올 시즌 타이틀 홀더가 사라질 위기다. 지난달 30일 기준 2위 두산과 공동 3위 NC가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두고도 타이틀 홀더를 배출하지 못할 처지에 놓였고 7위 넥센과 8위 한화도 사실상 무관의 팀이다. 그런데 두산, NC와 넥센, 한화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개인은 강하지 않아도 모이면 강했던 팀들과 그렇지 않은 팀들의 차이다.

▲ '뭉치면 강해지는' 두산, NC
두산은 각 부문에서 1위를 한 선수는 없지만 장원준이 평균자책점 2위를 기록하고 있고, 니퍼트가 탈삼진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타격에서는 박건우가 타율 2위, 김재환이 최다안타 2위, 장타율 3위, 홈런 3위를 기록 중이다. 각각 리그 최고는 아니더라도 자신의 강점을 준수하게 살리며 제 역할을 쏠쏠하게 해주고 있다.

두산은 팀 성적 면에서도 전 부분이 고루 우수한 모습. 팀 평균자책점(4.40)이 9월까지 리그 2위로 치고 올랐고 팀 타율도 KIA(.303)에 이어 2할9푼4리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팀 홈런(175개)도 2위고 득점권 타율(.297) 역시 2위, 장타율(.460)은 리그 3위에 올라 있다. 실책(88개)은 리그 2번째로 적다. 한 마디로 두산은 A+는 없어도 전 과목이 A였다.

NC도 박민우가 타율 3위, 출루율 2위, 해커가 평균자책점 3위, 임창민이 세이브 2위, 원종현이 홀드 2위를 기록하는 등 각 부문에서 우수한 선수들이 많다. 사실 NC는 팀 선발 평균자책점(5.03)이 7위로 낮지만 리그 2위를 달린 불펜 평균자책점(4.32)의 힘으로 버텼다. 팀 타율(.293)도 리그 3위로 투수들을 든든하게 도왔다.

▲ '팀도 개인도 아쉬웠던' 넥센, 한화
넥센은 이보근, 오주원이 홀드 공동 3위를 기록한 것 외에는 이렇다 할 활약을 한 선수가 없었다. 타격에서는 올해 고졸 신인 이정후가 최다안타 3위, 득점 3위로 체면치레를 하면서 선배 선수들의 자존심에 상처가 날 만한 시즌이 됐다. 팀도 2013년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 이후 5년 만에 가을 야구 문턱에서 좌절했다.

넥센은 지난해 마운드의 힘으로 정규 시즌 3위를 기록했지만 올해 팀 평균자책점(5.02)은 6위에 그쳤다. 타선은 전반기를 팀 타율 2위(.299)로 마쳤으나 어느새 4위(.289)까지 미끄러졌다. 심각한 투타 엇박자로 인해 잡아야 할 경기를 계속 놓치면서 시즌 끝까지 5할 문턱에서 허덕이고 말았다.

한화의 타이틀 농사 역시 흉작이었다. 정우람이 세이브 3위를 기록 중이고 로사리오가 홈런 2위, 장타율 2위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한화는 시즌 내내 마운드 불안에 시달리다 올해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KBO 최장 기록 타이)라는 불명예까지 안았다. 특히 정우람과 로사리오는 모두 외부 영입 선수. 육성에서도 큰 아쉬움이 드러났던 한화의 2017시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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