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끝내기 안타를 허용한 뒤 고개 숙인 이민호(오른쪽 끝) ⓒ 도쿄(일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김민경 기자] "결승에서 일본과 한번 더 붙고 싶다."

김하성(22, 넥센 히어로즈)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일본과 예선 라운드 첫 경기를 마치고 다소 굳은 표정으로 인터뷰실에 들어왔다. 한국은 9회까지 4-3으로 앞서다가 불펜 방화로 연장 10회 승부치기 싸움까지 펼친 끝에 7-8로 역전패했다. 

온힘을 다 쓰고도 경기를 내준 뒤라 공허한 마음이 더 커 보였다. 김하성은 0-1로 뒤진 4회 선두 타자로 나서 좌월 홈런을 터트리며 더그아웃 분위기를 완전히 끌어올렸다. 이후 한국 타선은 일본 선발투수 야부타 가즈키를 몰아붙이기 시작했고 4-1로 뒤집으며 승기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일본의 막판 추격을 버티지 못했다.

1패를 먼저 떠안으면서 17일 대만과 경기가 더욱 중요해졌다. 연장까지 약 4시간 40분 혈투를 펼친 뒤라 대회 첫 경기를 치르는 대만보다 피곤한 상태에서 경기에 나선다. 대만전 선발투수로 낙점된 임기영(24, KIA 타이거즈)은 지친 마운드에 휴식을 주고, 결승 진출의 불씨를 살려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대만 선발투수는 천관위(27, 지바롯데)다. 한국은 대만에 지면 이번 대회에서 탈락한다.

다 잡은 경기를 놓쳐 아쉬운 마음은 크겠지만 빨리 떨치고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선동열 한국 감독은 한일전이 끝난 뒤 라커룸에 모인 선수들을 다독이며 이 쓴맛이 나중에 자양분이 되길 바랐다. "좋은 경기를 했다. 진 건 억울하겠지만,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김하성은 선수들을 대표해 "졌다고 분위기가 가라앉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일본에 오기 전부터 팀 분위기는 좋았다. 오늘(16일) 경기는 비록 졌지만, 앞으로 나를 포함한 한국 어린 선수들이 가능성을 많이 보여준 경기라 생각한다. 앞으로 경기가 남았으니까 꼭 이겨서 결승에서 일본과 다시 맞붙고 싶다"고 다짐했다.

선 감독 역시 "대만전은 당연히 이겨야 한다. 이겨야 일본과 다시 붙을 수 있지 않겠나. 좋은 경기를 하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