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PBC 대표팀 김하성 ⓒ도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2017에 참가하고 있는 한국 대표팀 내야수 김하성(넥센)에게는 대회 전부터 '한 방'이라는 말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선동열 감독은 김하성은 대표팀에 뽑힌 뒤 바로 4번타자로 낙점했다. 올 시즌 팀에서 처음 4번타자를 맡고도 23홈런 114타점 타율 3할2리를 기록하며 강타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 선 감독은 대표팀 최종 엔트리 발표 때부터 "김하성, 구자욱 등이 한 방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대표팀이 연습경기를 치르면서 '장타 가뭄'에 시달리자 김하성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김하성은 훈련 전 "제가 올해 소속팀에서 4번으로 뛰었기 때문에 다들 기대를 많이 하시는 것 같은데 장타를 치려고 치는 게 아닌 만큼 무엇보다 정확하게 치고 출루를 우선으로 하고 싶다"고 말했다.

첫 경기부터 '운명의 숙적' 일본을 만난 대표팀은 3회말 내야 실책으로 선취점을 내주며 어려운 경기를 직감했다. 그러나 4회초 선두타자 김하성이 타석에 들어서자마자 초구를 좌월 동점 솔로포로 연결시키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대표팀은 10회 연장 승부 끝에 7-8로 패했지만 초반 대등한 싸움에는 김하성의 역할이 컸다. 김하성은 4회 홈런을 때려낸 뒤 홀가분해진 듯 5회에도 안타를 기록하며 5타수 2안타로 활약했다. 이날 총 10안타를 친 한국에서 하주석, 박민우와 함께 멀티 히트를 달성하며 '내야 트리오'를 결성했다.

거포들에게 가장 큰 부담은 주변에서 기대하는 한 방이다. 그러나 이름난 장타자들은 입을 모아 "부담이 커질수록 장타는 오히려 줄어든다"고 말한다. 부담감으로 인해 근육이 위축될 경우 히팅 포인트, 타격폼 등에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김하성이 16일 쏘아올린 홈런 하나는 그의 어깨를 펴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 일본전에서 호수비를 보여주고 있는 APBC 대표팀 김하성 ⓒ도쿄, 곽혜미 기자

올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발탁되며 유일하게 대표팀 경험이 있는 멤버인 김하성은 이날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보이며 '빅 게임'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대표팀은 17일 대만전을 이겨야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다. 부담을 던 김하성이 대표팀 결승행의 중심에 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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