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안익훈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지난 5일이었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대표 팀 훈련 첫 날 일정이 모두 끝나고, 안익훈(LG)은 뜻밖의 얘길 꺼냈다. '대회 참가와 상무 지원 후 일정은 겹치지 않나'라는 물음에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상무에 지원하는 것이 확실시됐는데, 시즌이 끝난 뒤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시작은 류중일 감독의 부임이었다. 안익훈은 "혼자 고민하고 있다. 아직 나이가 꽉 차지 않은 것도 있고, 감독님이 새로 오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최대한 좋은 선택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류중일 감독은 취임 뒤 경기도 이천 LG 챔피언스파크에서 훈련을 지켜보며 안익훈의 실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생각이 기사화됐고, 안익훈도 이를 접했다. 

안익훈은 내년 22살로 아직 기회가 많다. 24세 이하 혹은 프로 입단 3년 이하 선수가 출전하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 대표 팀에서도 어린 축에 속한다. 군 팀 입단을 나중으로 미뤄도 늦지 않다. 이번 대표 팀 활약에 따라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국제 대회에 꾸준히 참가하는 길이 열릴 수도 있다. 

입단 2년째였던 지난해 상무에 지원했다가 탈락한 안익훈은 올해 출전 기회가 대폭 늘었다. 전반기 53경기 60타수, 후반기 55경기 159타수를 기록한 점만 봐도 시즌 막판 주전급으로 분류됐다는 걸 알 수 있다. 장타력은 떨어지는 편이지만 타율은 0.320으로 나쁘지 않았다. 상무 탈락이 전환점이 된 셈이다. 

그렇다면 내년 시즌은 어떨까. 우선 지금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주전 중견수로 자리를 잡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아직 스프링 캠프 명단도 확정하지 않은 시점이지만, 류중일 감독에게 좋은 첫 인상을 심어줬고 대표 팀에도 뽑혔다. 

LG 이병규 코치는 "젊은 선수들 중에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가 없다"며 확실히 주전 자리를 잡은 유망주가 없다는 점을 아쉬워했다. 초조해하지 않아야 자기 실력을 보일 수 있다는 의미. 그렇다면 올 겨울 안익훈의 결단은 그에게 큰 성장 기폭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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