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양현(왼쪽)과 양훈 형제.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넥센 히어로즈에는 한 번도 같이 뛰지 못한 투수 형제가 있었다.

넥센은 2015년 4월 우완 투수 양훈을 한화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당시 체격을 조금 보완하면 다시 파워 피처의 기량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그리고 그해 11월말 2차 드래프트에서 양훈의 동생인 두산의 우완 투수 양현을 2라운드에 지명했다.

양훈-양현 형제는 양현이 2011년 입단한 뒤 처음으로 한 팀에 소속됐다. 당시 넥센 관계자는 "형이 있다는 것도 동생을 뽑은 이유 중 하나였다. 둘이 함께 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현은 넥센으로 이적하자마자 상무에 입대했다. 두 선수는 한솥밥 1달 만에 다시 '이별'했다.

그리고 어느덧 2년이 지나 양현이 상무에서 제대했다. 하지만 두 선수는 다시 함께 하지 못한다. 올 시즌이 끝난 뒤 넥센이 보류선수 명단을 짜며 양훈을 제외한 것이다. 넥센에서 방출된 양훈은 바뀐 KBO 규정에 따라 1년 간은 넥센에 등록되지도, 육성선수로 뛰지도 못한다. 현역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새 팀을 찾아야 할 상황에 놓였다.

동생이 지명됐을 당시 "곧 군대에 가기 때문에 생각지 못했는데 반갑다"고 말했던 양훈은 8일 스포티비뉴스와의 통화에서 "같은 팀에 몸담지 못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아쉬운 마음을 '쿨하게' 넘겼다. 양훈은 올해 1군에서 7경기에 나와 2승1패 1홀드 평균자책점 7.16에 그치며 구위가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현재 개인 운동을 하면서 새 팀을 기다리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양현 역시 제대 후 개인 운동을 하며 넥센 합류를 준비하고 있다. 이적 후 바로 입대하면서 넥센에 머무를 시간도 없던 양현은 문성현, 김선기 등 군 동기들이 있어 순탄하게 잘 적응할 것으로 보인다. 형은 없지만 양현이 새 팀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을지, 형은 새 팀을 찾을 수 있을지 형제의 미래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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