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타니 쇼헤이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이렇게 자신(과 에이전트)의 의견을 앞세운 경우가 또 있을까. 오타니 쇼헤이는 '역대 최강의 을'이었다. 그러다 보니 반발도 일어났다. '질문서'를 배포해 후보를 추리고, 단 이틀 만에 7개 구단과 면담을 진행하면서 "이미 행선지는 정한 채 요식행위만 하는 것 아니냐"며 의심하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그의 결정은 그런 이들의 예상과 달랐다. 

오타니는 9일(한국 시간) 에이전트인 CAA 네즈 발레로를 거쳐 성명서를 발표했다. "강한 유대감을 느낀" LA 에인절스와 계약하겠다는 내용이다. 에인절스 역시 오타니의 결정을 반겼다. 에인절스는 닛폰햄 파이터즈에 포스팅 비용 2,000만 달러, 오타니에게 계약금 231만 5,000달러와 연봉을 주고 이번 스토브리그 최고의 핫 이슈를 영입하게 됐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 팀은 아메리칸리그의 시애틀, 내셔널리그에서는 샌디에이고였다. 그러나 정작 오타니는 에인절스를 택했다. 

에인절스행을 확정하면서 나머지 최종 후보 다저스, 컵스, 샌디에이고,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텍사스는 허탈하게 경쟁을 마쳤다. 오타니의 에이전트는 "결정 과정에 대한 추측이 많았지만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시장 규모도, 시간대도, 리그도 아니었다. 그는 에인절스와 깊은 유대감을 느꼈다"며 "오타니는 에인절스가 자신의 커리어 하이를 만들기 위한 최선의 환경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양키스의 최종 후보 탈락 소식을 시작으로 어떤 구단이 면담 대상이 되고, 또 아닌지가 '실시간 중계'될 만큼 오타니의 메이저리그 이적은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러면서 오타니가 스몰 마켓(상대적 혹은 절대적 의미에서), 서부 지역을 선호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오타니는 이틀 동안 7개 구단과 면담을 벌였다. 긴 시간이 아니었다. 최종 후보 7개 팀 가운데 여기에 맞는 팀이 있고, 면담은 이 팀에 가기 위해 벌이는 '쇼'라는 소문이 나오기까지 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 보니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가장 많은 계약금을 줄 수 있는 시애틀도, 그가 주인공이 될 만한 샌디에이고도 아니었다. 오타니가 다시 한 번 세상을 놀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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