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더스틴 니퍼트-헨리 소사-메릴 켈리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타격 기술이 점점 발달하고 있는 KBO 리그에서 3년 이상 살아남는 외국인 투수를 보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올해 4년차 이상을 맞이하는 선수들이 있다. 그 중에서 좌완이라는 '가산점' 없이 구위 하나로 장수하고 있는 우완 외국인 투수들은 각자 어떤 장점을 갖고 있을까. 올해 8년째 한국 생활을 하게 된 더스틴 니퍼트(kt), 세 팀을 옮겨 가며 살아남은 헨리 소사(LG), SK의 에이스로 자리 잡은 메릴 켈리의 매력을 파헤쳐 봤다.

▲ 니퍼트, 어느새 리그 8년차의 새 출발
니퍼트는 2011년 두산과 계약하며 KBO 리그에 발을 디뎠다. 2013년, 2015년을 제외하고는 5시즌 모두 28경기 이상 선발로 등판하며 꾸준한 페이스를 보였다. 2015년을 빼면 모두 두 자릿수 승리를 두산에 안기면서 에이스로서 임무를 다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에는 두산과 재계약에 이견을 보인 끝에 kt와 계약하고 새 둥지를 틀었다.

니퍼트는 한국 나이로 38살의 나이지만 여전히 에이스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투수 분석에 강한 KBO 리그에서 5년 이상 살아남았다는 것은 니퍼트가 단순히 구위가 좋고 공이 빨라서만은 아니다. 리그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현역 생활을 이어 갈 수 있었던 것. 리그 통산 100승까지 6승만을 남겨 놓고 있는 니퍼트는 kt 입단 후 "구단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 7년차 소사,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
소사는 2012년 KIA 유니폼을 입고 리그에 데뷔했다. KIA에서는 2년 연속 9승을 기록했으나 제구에서 들쭉날쭉해 2013년 시즌 후 재계약에 실패했다. 2014년 대체 선수로 넥센에 입단한 소사는 KIA에 이어 넥센에서 재회한 이강철 수석 코치와 함께 투심 패슽트볼을 보완하고 투구 폼을 교정하며 10승을 달성해 승률왕(10승2패)에 올랐다. 2015년 LG로 팀을 옮겨 올해 벌써 4년째다.

소사는 시속 150km를 훌쩍 넘길 만큼 파워 피칭도 가능하지만 구속에만 신경 쓰지 않고 변화구도 날카로워졌다. 이전에는 '강한 자가 살아남는다'는 기대로 리그에 데뷔한 파이어볼러였기에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은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라는 생각으로 리그 적응에 많은 정성을 보이고 있다. 흥이 넘치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대구에 가면 삼성 라커룸에 들어갈 정도. 타팀 선수들과도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

▲ SK는 켈리의 여권을 묻었다
2015년 SK에서 데뷔한 켈리는 이제 4년차가 되기에 장수 외국인 선수라고 하기에 무리가 있을지 몰라도, SK에는 항상 안정적으로 활약해 주는 고마운 에이스다. 켈리만큼 꾸준한 성적을 내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지 못하는 선수도 드물다. 지난해는 16승(7패) 평균자책점 3.60으로 리그 다승 3위, 평균자책점 7위를 기록했다.

2016년 30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하고도 타선 지원 부족으로 9승(8패)에 그쳤지만 켈리는 SK와 동행을 택했다. 지난 시즌 SK는 구단 SNS에 마스코트가 켈리의 여권을 인천SK행복드림구장 외야에 묻는 재미있는 동영상을 찍어 올리기도 했는데 팬들의 뜨거운 반응이 있었다. 조용히 강한 켈리도 대표 장수 외국인 투수 명단에 이름을 예약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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