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헥터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박성윤 기자] KIA 타이거즈 헥터 노에시가 6일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시즌 2승을 챙겼다. 올 시즌 개막 후 주춤한 기색이 있었지만 위기를 이겨내며 승리투수가 됐다.

올 시즌 헥터는 예년과 다른 압도적인 투구 내용을 보여주지는 못하고 있다. 3경기에서 2승을 챙겼지만 지나온 두 시즌과 같은 '막강' 이미지는 현재까지 없다. 9이닝당 탈삼진은 9.33개로 약 6개를 기록했던 지난 두 시즌보다 낫다. 9이닝당 볼넷도 1.47개로 2개 이상을 기록한 지난 두 시즌보다 좋다. 

그러나 피안타율 0.321로 2016년 0.268, 2017년 0.279를 기록했던 지난 두 시즌보다 높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도 2016년에는 1.27, 2017년에는 1.32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1.53을 기록하고 있다. 높은 피안타율과 출루 허용은 평균자책점을 끌어 올렸다. 매 시즌 3점대였던 평균자책점은 3경기를 치른 가운데 4.42가 됐다. 넥센과 경기에서 7이닝 3실점 하며 낮춘 평균자책점이다.

헥터가 왜 헥터답지 못할까. 넥센과 경기에 힌트가 있다. 넥센은 이날 헥터를 상대로 안타 10개를 뽑았다. 모두 공격적인 타격으로 만든 안타였다. 이날 넥센 타선은 타석 당 공 3.4개를 봤다.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이날 경기 전까지 넥센은 타석 당 공 3.84개를 봤는데 이날 경기에서 평균 0.4개를 줄였다. 헥터를 상대로 3구 안에 대결을 끝내야 안타가 나왔다. 4구 이상 넘어갔을 때 타자가 헥터를 상대로 안타를 빼앗은 경우는 0이었다.

2안타를 기록한 이정후는 1회초 3구를 공략해 유격수 맞고 굴절되는 중전 안타, 2회초 초구를 때려 우전 안타가 됐다. 임병욱은 5회초 초구를 때려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쳤다. 고종욱 1안타도 초구를 때렸다. 박병호 2안타는 모두 3구에 나왔고 김혜성 2안타는 3구와 2구, 김지수 1안타는 3구, 주효상 올 시즌 첫 안타 역시 2구를 공략해 만들었다.

올 시즌 헥터를 상대한 타자들이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내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까지 헥터 공 49.2%에 방망이를 돌렸는데 올해는 52.3%가 방망이를 내고 있다. 그 가운데 초구 스윙률은 지난 시즌 31.4%에서 37%로 크게 치솟았다. 다양한 구종을 잘 던지는 헥터가 여러 구종을 던지기 전에 빠르게 타석 결과를 만드는 것이 올 시즌 헥터를 상대한 구단들이 내놓은 해법으로 보인다.

"타자들이 빠르게 방망이를 냈다. 헥터는 커브와 슬라이더보다는 속구와 변형 속구, 체인지업을 즐겨 던지는 투수다. 아무래도 헥터는 KBO 리그에서 3년째다. 오래 뛰다 보니 타자들에게 익숙해질 수밖에 없다. 넥센 타자들 경우 헥터 속구 타이밍에 방망이를 냈다. 속구에 방망이를 내면 컷 패스트볼이나 체인지업에 반응할 수 있다."

넥센과 경기 후 이대진 투수 코치가 이날 경기를 복기하면서 한 말이다. 헥터를 경험한 타자들이 많아 좋은 대처를 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 이 코치 설명이다. 대처 방법은 넥센이 보여줬다. 속구 타이밍에 방망이를 내 속구 유형의 공을 빠른 볼카운트 안에 인플레이 타구로 만드는 것이다. 

넥센은 헥터를 몰아붙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승리로 연결하지 못했다. 헥터가 볼 배합을 바꿨기 때문. 1회 1개, 2회 3개를 던졌던 커브 구사 비율을 높였다. 지난 시즌 헥터는 속구 47%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19%씩, 커브를 12.3% 던졌다. 넥센과 경기에서는 전체 투구 가운데 커브를 23% 던졌다. 체인지업은 16.5%를 차지했다. 변칙 투구로 헥터는 3실점 이내로 넥센 타선을 막을 수 있었다.

커브 위주 투구로 시즌 두 번째 승리를 챙겼지만 선발투수 헥터를 20승 투수로 이끈 구종은 속구와 체인지업이다. 주 구종을 사용하지 않고 매번 타자들을 이겨내기는 어렵다. 핵심 패턴인 속구와 체인지업 위주 투구를 쉽게 바꿀 수 없다. 넥센이 공략 힌트를 던졌다. 헥터가 이를 이겨낼지, 다른 팀들이 넥센이 보여준 힌트를 토대로 완벽한 파훼법을 찾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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