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투하는 김광현.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SK 에이스 김광현이 무너졌다. 이전 두 경기에서 10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던 김광현. 그러나 8일 문학 삼성전에서는 3이닝 7피안타 6실점으로 무너지며 조기 강판됐다. 승패를 떠나 에이스의 부진은 SK에 아픈 상처를 남겼다.

이날 경기에서는 2개의 홈런을 허용한 것이 뼈아팠다. 2회 2사 1, 2루에서 김상수에게 역전 스리런 홈런을 맞은 것이 가장 아팠다. 무사 만루에서 병살을 이끌어 낸 뒤 맞은 홈런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러프에게 맞은 3회 홈런도 아픔의 강도가 비슷했다. 더 이상 마운드에 서 있기 어렵다는 신호나 마찬가지였다는 점이다.

김상수에겐 슬라이더, 러프에겐 투심 패스트볼을 던지다 홈런을 허용했다. 두 가지 모두 김광현이 자신 있어 하는 구종이다.

동시에 빠른 계열의 변화구(투심은 변화구는 아니지만 변화가 있는 구종)라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매우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김광현의 컨디션을 볼 때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파울이다. 파울이 많은 경기는 김광현이 좋지 않은 결과를 낼 가능성이 높다.

이날도 출발부터 파울이 많은 대목이 있었다.1회 무사 1루에서 강한울에게 1-2의 유리한 카운트를 잡은 뒤 잇달아 2개의 파울을 내줬다. 강한울은 포수 파울 플라이로 솎아냈지만 좋지 않은 전조였다.

김광현이 2스트라이크 이후 파울을 많이 내주는 건 고질적인 문제기도 하다. 빠른 계열의 변화구가 대부분인 김광현이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유리한 카운트에서 파울을 많이 허용한다. 상대편은 배트를 짧게 잡고 김광현의 빠르게 들어오는 공을 일단 맞히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광현은 전성기에도 이닝당 투구수가 많다는 단점을 안고 있었다.

A팀 전력 분석원은 "김광현이 급한 날은 느린 변화구 없이 빠르게만 가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럴 땐 파울을 많이 만드는 것이 작전이 될 수 있다. 투구수가 늘어나면 김광현이 부담을 갖게 되고 그럼 더 빠르게 승부를 걸려 한다. 파울로 투구수를 늘리는 타자들이 한둘만 있어도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김광현이 세기 조절을 못하도록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처럼 이닝 제한이 걸려 있는 시즌은 파울을 더 아껴야 한다.

이날 무너진 원인은 제구 난조에 있었다. 그 전조는 1회 강한울의 연속 파울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앞으로도 김광현의 컨디션은 2스트라이크 이후 파울이 얼마나 나오느냐로 판단해 보면 정확할 것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