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우승을 가늠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손연재(21, 연세대)에게 이번 광주 유니버시아드는 분명 좋은 기회다.

손연재는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광주광역시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진행되는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에 출전한다. 대학생 스포츠인들의 축제인 유니버시아드에 손연재가 출전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 지난 2013년 러시아 카잔 유니버시아드에 처음 출전해 볼 종목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개인종합은 6위에 올랐다.

리듬체조 종목 유니버시아드의 수준은 올림픽 그리고 세계선수권과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다. 리듬체조 상위권 선수 대부분이 10대 후반에서 20대 초이기 때문. 2년 전 손연재는 카잔에서 선전했지만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하며 개인종합 6위에 만족해야 했다.

올해 광주에서 개최되는 유니버시아드도 손연재에게 만만치 않은 무대였다. 당초 이번 대회 리듬체조 엔트리에는 현 세계랭킹 1위 마르가리타 마문(20)과 3위 야나 쿠드랍체바(18, 이상 러시아)가 이름을 올렸다. 마문과 쿠드랍체바는 리듬체조 최강국인 러시아는 물론 세계 무대에 나가도 1,2위를 다투는 '원투펀치'다.

이들은 메르스 여파를 이유로 이번 유니버시아드 불참을 선언했다. 쿠드랍체바와 마문은 개인종합은 물론 종목별 결선에서 1,2위를 다툰다. 이들이 광주에 오지 않는다는 점은 손연재는 물론 다른 선수들에게 좋은 기회다. 손연재는 이번 유니버시아드에서 벨라루스의 에이스인 멜리티나 스타니우타(22)와 안나 리자트디노바(22, 우크라이나)가 출전한다는 점이다.

시니어 6년차인 손연재는 '절대 강자'인 러시아 선수들보다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선수들과 메달 경쟁을 펼칠 때가 많았다. 그 중 스타니우타는 손연재와 각종 국제대회서 오랫동안 경쟁을 펼친 선수다. 지난해 터키 이즈미르 세계선수권 7위에 그친 스타니우타는 올 시즌 한층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고 있다. 지난 4월 루마니아 부카레슈티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스타니우타는 손연재를 제치고 개인종합 3위에 올랐다.

2013년 우크라이나 키예프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3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인 스타니우타는 이번 유니버시아드 우승 후보 중 한 명. 기복이 심하다는 약점이 있지만 규정 네 종목(후프 볼 곤봉 리본)을 모두 완벽하게 연기할 경우 누구보다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우크라이나의 에이스 리자트디노바도 주목할 상대다. 이즈미르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3위에 오른 그는 올해 페사로 월드컵에서 개인종합 4위를 차지했다. 우크라이나 선수 측유의 우아한 표현력이 일품인 리자트디노바는 손연재 스타니우타와 더불어 금메달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과 경쟁을 앞둔 손연재의 심정은 어떨까. 지난 8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손연재는 "올 시즌에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선수들과 경쟁해 이긴 적이 없다. 나는 18점 초반대의 점수를 받았는데 18.5~6점을 받아야 이들과 경쟁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손연재는 국제체조연맹(FIG) 세계 월드컵 랭킹 순위 4위에 올라있다. 이번 유니버시아드에 출전하는 선수들 중 가장 높은 순위다. 그러나 세계랭킹 순위는 그해 월드컵을 비롯한 국제무대에 자주 출전해야 포인트가 오른다. 올 시즌 페사로 월드컵에만 출전했던 리자트디노바는 16위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동안 거뒀던 성적과 기량을 볼 때 스타니우타와 리자트디노바는 분명 만만치 않은 상대다.

손연재는 "다른 경쟁자들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 내 연기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충북 제천에서 열린 제7회 아시아리듬체조선수권을 마친 그는 곧바로 자신의 훈련지인 러시아 노보고르스크로 향했다. 손연재는 유니버시아드 준비를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담을 흘렸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 준비에 대해 그는 "훈련량이 많았다. 이제는 훈련 시간이 아니라 강도가 중요한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손연재의 장점 중 하나는 이번 유니버시아드가 국내에서 열린다는 점이다. 손연재는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을 통해 국내에서 열리는 큰 규모의 국제대회를 경험했다. 지난달에도 아시아선수권을 치르며 부담감을 떨쳐내는 법을 터득했다. 마음의 짐을 덜고 자신의 연기에 집중하는 점이 중요하다.

손연재와 스타니우타 그리고 리자트디노바의 공통점은 기복이 있다는 점. 쿠드랍체바와 마문이 좀처럼 실수를 하지 않는 것과 비교해 이들은 약점을 지녔다. 매트 위에서 서서 최고의 집중력을 보이는 이가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손연재의 다짐대로 18점 중반 점수를 꾸준히 받을 경우 생애 첫 유니버시아드 금메달도 꿈은 아니다.

[사진] 손연재 ⓒ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사진] 멜리티나 스타니우타 ⓒ Gettyimages

[영상] 손연재 인천공항 귀국 ⓒ 촬영 = 배정호 기자 편집 = 박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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