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올해만큼 처절하게 당한 적은 없었다. '이길 때까지 공짜'라는 파격적인 이벤트를 벌였던 2005년에는 5승 13패였다. 지금은 9전 9패다. 남은 경기를 다 이긴다는 보장도 없거니와 이겨도 7승 9패다.
◆ 믿기 어려운 불펜 평균자책점9전 9패 팀에게 당연한 결과겠지만 LG는 올 시즌 두산에 여러 면에서 부족했다. 헨리 소사-타일러 윌슨 원투펀치가 두산전에 두 번씩 나와 평균자책점 2.08으로 압도한 게 유일한 강점이다. 두산은 세스 후랭코프가 1경기 6이닝 1실점, 조쉬 린드블럼이 1경기 6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불펜에서 투수력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두산은 김승회(5경기 5이닝) 박치국(5경기 6이닝) 함덕주(4경기 7이닝)가 LG 상대로 비자책점조차 내주지 않았다.
반면 LG는 정찬헌이 3경기 2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을 뿐 나머지 주력 불펜 투수들은 모두 두 자릿수 평균자책점이다. 고우석 4경기 12.79, 김지용 4경기 15.00, 신정락 4경기 18.00, 진해수 4경기 23.14 등 경기 수가 적은 점을 고려해도 수치가 지나치게 높다. 9경기 중에 역전패는 4번이다.
◆ OPS 1.000, 6 vs 29경기에서 27타석 이상 출전한 선수는 두산 9명, LG 8명이다. 여기서 맞대결 OPS가 1.000이상인 선수는 두산이 6명, LG가 2명이다.
LG는 김현수가 타율 0.424와 OPS 1.149로 친정 팀에 자비 없는 경기력을 보였다. 아도니스 가르시아는 타율 0.414, OPS 1.004다. 그 뒤가 타율 0.324, OPS 0.980인 채은성이다. 나머지는 0.800을 넘지 못했다. 박용택이 타율 0.325, OPS 0.797로 아슬아슬하게 0.800 커트라인을 통과하지 못했다.
두산에서는 최주환(OPS 0.981), 정진호(0.986), 허경민(0.685)를 제외한 6명이 OPS 1.000을 넘겼다. 김재호가 맞대결 타율 0.607을 바탕으로 무려 1.502의 OPS를 기록하고 있다. LG 상대로 홈런 4개를 친 오재일이 1.221로 그 다음이고, 박건우가 1.140이다. 김재환(1.094)과 오재원(1.027), 양의지(1.020)가 그 뒤를 잇는다.
◆ 압도적 수비력 차이, 실책 9 vs 0
LG는 2-6으로 진 지난달 31일 두산전에서 6회에만 3점을 내주고 승기를 빼앗겼다. 이 과정에서 실책을 포함한 매끄럽지 않은 수비가 실점을 늘렸다.
실책 숫자에서도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두산은 9경기에서 단 하나의 실책도 저지르지 않았다. 오히려 외야 수비에서 안타를 '훔치는' 장면은 수시로 나왔다.
LG는 아도니스 가르시아와 양석환이 각각 3개, 오지환 채은성 박지규가 각각 하나씩 실책을 기록했다. 실책으로 남지 않은 미세한 실수들도 적지 않았다. 두산전 9경기 72실점 가운데 7점이 비자책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