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자카르타(인도네시아), 취재 정형근, 영상 배정호 기자]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가 심리적 부담과 (메달을) 꼭 따야 한다는 강박에서 나오는 것이라 생각했다. 세상 사람들은 내게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박상영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결승전에서 대역전극을 벌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역전이 힘든 상황에서 "할 수 있다"고 주문을 외며 극적인 승리를 따낸 장면은 큰 화제가 됐다. 

그러나 이후 슬럼프가 찾아왔다. 지난해 8월에는 슬럼프를 극복하지 못하면서 태극 마크를 반납하기도 했다. ‘심리 치료’를 받고 마음을 비우는 방법을 터득해 나갔다. 천천히 목표를 향해 걸어 나간 박상영은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에페 단체전 정상에 오른 박상영은 자카르타에서 첫 개인전 메달에 도전한다. 

GBK 아레나에서 궂은 땀을 흘리고 있는 박상영을 만났다. 그는 “원하는 과정을 잘 밟고 있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몰라도 과정은 완벽하게 가져가야 한다는 의미를 이번 시합에 두고 있다. 최고의 코칭스태프, 최고의 선수들과 훈련을 해서 기술적 부분은 변화를 주지 않았다. 심리적인 면에서 평소보다 큰 시합인 만큼 부담도 많이 돼서 그런 부분을 가다듬고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 박상영은 새로운 주문을 되뇌고 있다. ⓒ이교덕 기자

부담을 떨칠 수 있는 ‘새로운 주문’도 공개했다. “내가 느끼는 부담이 사람들이 많이 보고 있다는 것 때문에 나온 감정이라 생각했다. 세상 사람들은 내게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고, 잠깐 잘했을 때 관심을 가진다고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고 털어놨다. 

이번 대회 펜싱에는 남녀 에페·플뢰레·사브르 개인전과 단체전에 총 12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4년 전 인천에서 역대 최다인 8개의 금메달을 수확한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그때와 같은 8개의 금메달을 목표로 삼았다. 박상영은 한국 펜싱의 '금빛 사냥'의 선봉에 선다.

박상영은 "목표로 삼은 금메달 8개는 실제로 불가능하지 않은 개수이다. 큰 시합에서 이변이 많이 나오는 편인데 그런 점을 주의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며 ”경기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과정은 누구보다 열심히, 완벽하게 했다고 자부한다.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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