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지만은 26일 더블 스틸로 3루를 훔쳤다.
▲ 메이저리그의 희귀종, 도루하는 남자 디 고든.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요즘 프로 야구에서 도루는 '쓸모 없는 작전'으로 여겨진다. 메이저리그와 KBO 리그에서 도루는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득점권 상황이나 진루에 집착하기보다 장타로 주자를 불러들이는 게 더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몇 안되는 '희귀종' 디 고든은 지난 17일(한국 시간) 디어슬레틱과 인터뷰에서 "프런트에서 도루에 신경 쓰지 않는다. 자주 출루하는 타자와 홈런을 원한다"고 했다. 

반론도 있다. 야구의 유기적인 면이 도루를 살릴지도 모른다. 홈런의 시대에 대처하기 위해 투수들은 더 많은 변화구를 더 여러 상황에서 던지고 있다. 변화구 타이밍이 많아진다는 건 곧 발 빠른 주자들의 자유도가 높아진다는 의미다. 

디어슬레틱은 "야구는 순환한다. 한 쪽으로 기울면 다른 한 쪽에서 변화가 시작된다. 그렇다면 도루의 시대가 다시 오려면 어떤 변화가 있어야 할까"라며 투수들의 변화구 구사 빈도가 늘어났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예전보다 더 많은 변화구를, 점점 더 스트라이크 존 바깥으로 던지고 있다. 디어슬레틱의 에노 사리스 기자는 "변화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한 시즌 투구 수로 보면 수 천 개가 넘는다. 1퍼센트만 해도 3,000구가 넘는다"고 했다.

▲ 조나단 루크로이.
오클랜드 포수 조나단 루크로이는 "주자가 없을 때와 발 빠른 주자를 둔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내는 사인은 분명 다르다"고 했다. 후자의 경우 원바운드 변화구가 들어올 확률이 높다. 디 고든(시애틀)은 "내 뒤에 있는 타자들은 오래 승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어슬레틱에 따르면 전체 도루 시도와 성공은 줄었을지 몰라도 '2스트라이크에서의 도루 시도'는 늘어났다. 

이제 주자와 포수의 싸움이다. 2스트라이크 이후 포수가 엉덩이를 든 자세를 취하면, 변화구가 올 가능성이 높다. 주자가 이용할 수도, 포수가 역이용할 수도 있다. 루크로이는 "그래서 난 가능한 늦게 엉덩이를 떼려고 한다"고 했다. 

디어슬레틱은 "더 많은 원바운드 변화구, 더 많은 2스트라이크 상황은 2루를 훔치려는 주자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든다. 타자에게도 유리하다. 달릴 줄 아는 주자는 타자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 있고, 혹시 실패하더라도 다음 이닝에(2스트라이크가 아닌 상황에서) 안타 칠 확률을 높여준다"고 했다. 

고든은 이 의견을 듣고 "그래도 그들은 신경 쓰지 않을 거다. 신경 안 쓸 거다"라고 하면서도 "할 수는 있다. '스탯 너드'들과 '대도', 우리는 함께 할 수 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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