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자카르타(인도네시아), 글 유현태 기자, 영상 이강유 PD] 한국 육상의 간판 김국영(27, 광주광역시청)이 아쉬운 마음에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김국영은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메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100m 결선 레이스에서 나섰다. 8명 중 가장 마지막으로 들어왔다. 기록은 10초26. 김국영이 육상 100m 결선에 출전한 것만으로도 의미는 컸지만, 바라던 결과는 이루지 못했다.

금메달의 주인공은 9초92로 유일하게 9초 대를 기록한 수빙톈(중국). 은메달은 은구노데 토신(카타르), 동메달은 야마가타 료타(일본)가 차지했다. 

"한국 기록을 깨면서 부담이 됐다. 하지만 이젠 책임감이 됐다. 10년 동안 한국 육상 100m의 정상을 지키면서 나까지 포기하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잘하고 싶어서 노력을 하는데 잘 되지 않는 게 가장 힘들다."

김국영은 한국 기록을 5번이나 경신하면서 10초07까지 끌어내렸다. 국내에선 독보적인 강자였고 언제나 자신과 싸우는 이였다. 한국 육상 최초로 10초 벽을 깨는 데에 도전한 것도 김국영이었다.

육상 100m는 정말 '찰나'에 시작되고 끝나는 종목이다.당연히 그 한 번을 잘해내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없이 반복 훈련해야 한다. 그래서 가혹한 종목이다. 

누군가는 그 10초만 보고 '꼴찌'라는 꼬리표를 붙이겠지만, 김국영이 아시안게임에 보낸 시간은 결코 한 번에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김국영은 "허무할 때가 많다. 아시안게임을 위해, 올림픽을 위해 1년을 준비하고, 4년을 준비한다. 이 경기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기록을 내고 싶은데 그렇지 못한 때가 많아서 더 아쉽다. 더 집중해서 해야 한다. 더 많은 노력,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그 '10초'는 김국영에게 기쁨이 아니라 아쉬움이었다. 김국영은 지난 24일 훈련을 마친 뒤 스스로를 '도전자'로 칭하면서 "한국의 1등으로서" 후회없이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그렇게 칼을 갈며 준비한 아시안게임에서 원하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

"오늘 부쩍 느낀 게 한국 기록도 계속 깼지만, 저만 강해지는 게 아니더라. 아시아 육상 전체가 강해지고 있다. 많이 힘에 부친다. 10년 동안 정말 힘들었다." 

김국영의 눈물은 그래서 더 뜨거웠다. 김국영은 결승 직후 취재진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가 눈물을 흘렸다. 최선을 다했기에 흘릴 수 있는 눈물. 의욕만큼 되지 않는 경기 때문에 더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래도 다시 일어선다. 그를 지탱하는 것은 책임감이다. 김국영은 "결승에 오르긴 했지만 8등으로 갔다. 어떤 말을 해도 핑계다. 실력에서 진 것"이라며 자신을 채찍질했다. 이어 "포기할 수 없다. 한국 육상 꿈나무들이 보고 있다. 더 힘을 내겠다"며 "겨울에 따뜻한 곳에 가서 실내 대회에 참가하는 게 추세다. 새로운 시도를 해보겠다"며 계속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꿈에 그리던 10초를 위해 또 달린다. 일단 200m와 400m 계주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