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인천국제공항, 곽혜미 기자] 아시안게임 3회 연속 우승을 달성한 야구 국가대표팀이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오지환이 입국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죄송하다."

오지환(28, LG 트윈스)이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로 발탁된 순간부터 대회를 치르고 귀국한 순간까지 굳게 닫았던 입을 열었다. 자연스럽게 성난 국민에게 사과하는 자리가 됐다. 오지환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병역 특례법에 따라 군 면제 혜택을 받는다.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 적법하게 군 면제 혜택을 받았다. 다만 병역 혜택을 목적으로 이번 대회를 나섰다는 '괘씸죄'가 성립됐다. 

3개월 만에 입을 연 오지환은 "많이 죄송하다"며 논란을 일으킨 점을 사과했다. 구체적으로는 "나 때문에 상처를 받으셨을 거라 생각해 죄송하다. 대표 팀은 모든 구단에 있는 선수들이 뽑히는 자리다. 그런 자리에서 이야깃거리가 되는 거 자체가 죄송스럽다"고 밝혔다. 

대회에서 기여하며 만회하고 싶었겠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조별 리그 첫 경기를 치른 다음 날부터 장염으로 고생한 탓에 3타석 출전에 그쳤다. 그러다 보니 선수의 노력에 비해 얻는 혜택이 더욱 커 보였다. 오지환은 갑작스럽게 몸이 좋지 않았던 점 역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오지환의 사과로 돌이킬 수 있는 건 없다. 이미 대회를 다 치렀고, 금메달이란 목적을 이뤄 병역 혜택을 받았다. 이미 다 일어난 일을 소급해서 바꿀 방법은 없다. 사과는 논란을 일으켰다는 걸 인정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둘 순 없다.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끝날 문제다. '선수 선발 과정이 공정했는가'가 시작점이다. 잡음이 계속되는 건 공정한 발탁이었다고 인정할 만한 근거가 부족해서다. 선동열 야구 대표 팀 감독은 오지환 선발과 관련해 "백업으로 활용하겠다"는 것 이외의 명쾌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생각보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선 감독은 "여론은 신경 쓰지 말고 금메달을 따는 것만 생각하라"고 선수를 다독였다. 금메달을 따면 여론이 잠잠해질 거라는 안일한 생각이 읽히는 대목이다. 

KBO는 5일 나름의 개선안을 내놨다. "국가 대표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와 긴밀히 협의하고 함께 선발 기준과 규정을 새롭게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선발 기준이 명확하면 앞으로는 잡음이 덜할 거라고 판단한 듯하다. 

KBO는 개선안을 내놓을 정도로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했지만, 거기까지다. 이번 대표 팀 선발 과정을 조사하는 게 우선인데 이와 관련해선 여전히 언급이 없다. LG 구단도 마찬가지. 소속 선수가 궁지에 몰려 있는데 구단 차원의 대응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이번 사태를 오지환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고 있는 건 아닌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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