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코스타리카전 최종 훈련을 지휘한 벤투 감독 ⓒ연합뉴스
▲ 뒤늦게 도착한 벤투 감독은 이재성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했다 ⓒ한준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양, 한준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용과 함께 코스타리카전 기자회견(6일 오후 5시 30분)을 하는 사이 선수들은 고양종합운동장 그라운드를 먼저 밟고 있었다. 공식 훈련 시작에 앞서 삼삼오오 대화를 나누거나 스트레칭을 하는 선수들은 여유롭고 즐거운 표정이었다. 

아직 포르투갈어 전문 통역 채용이 마무리 되지 않았지만 선수들과 포르투갈 코치진 사이의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었다. 포르투갈 코치진이 영어도 구사하고, 영어에 능통한 한국 선수들도 많다. 마이클 김 코치가 임시로 훈련 중 통역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다.

6일 오후 6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본격 훈련이 실시되기 전에 기성용과 손흥민은 각각 필리페 쿠엘료 필드 코치, 페드로 페레이라 피지컬 코치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기성용은 필리페 코치와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했고, 수석코치 세르지우 코스타도 다가와 함께 대화했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치르고 온 손흥민은 피지컬 코치인 페드로와 오랜 대화를 나눴는데, 분위기는 밝았다. 서로 웃고 밀치는 등 이미 친근한 행동을 보였다. 

대화와 몸풀기는 기자회견을 마친 벤투 감독이 운동장에 나타날 때까지 이어졌다. 힘찬 걸음으로 선수들이 모인 곳으로 걸어들어간 벤투 감독에게는 목적지가 있는 듯했다. 벤투 감독은 센터서클을 바라보며 홀로 몸을 풀고 있던 미드필더 이재성의 뒤로 갔다. 그리고 이재성의 등을 살짝 두드렸다.

이재성이 돌아보자 벤투 감독은 씩 웃으며 인사했다. 그리고 벤투 감독을 따라 선수들이 센터서클에 모여 미팅으로 훈련을 시작했다.

▲ 기성용과 대화하는 필리페 쿠엘료 코치와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 ⓒ한준 기자
▲ 손흥민과 대화하는 페드루 페레이라 피지컬 코치 ⓒ한준 기자


작은 한 장면이지만 벤투 감독이 이재성에 대해 기대와 믿음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재성은 3일 소집 훈련 첫날부터 정상 훈련을 모두 소화했다. 볼 콘트롤과 패스, 슈팅 등 왼발로 구사한 기술력이 취재진이 보기에도 돋보였다.

이후 진행된 훈련에서도 이재성은 눈에 띄었다. 독일 분데스리가 2부 홀슈타인킬로 이적한 이후 템포와피지컬이 향상된 느낌이었다. 벤투 감독은 6일 기자회견에서 한국 선수들을 지도해본 느낌을 묻자 "객관적으로 보기에 굉장히 열려있고, 배우려는 부분이 강한 것 같다. 이해력이 빨랐고, 지시하는 것을 빠르게 습득하더라. 열린 자세를 갖고 한 편으로 이야기도 많이 했다. 전술 이해력, 상황 이해력이 우수하다고 느꼈다. 상호작용, 연계 플레이도 잘 이뤄졌다. 태도도 좋았다"고 호평했다.

이재성은 벤투 감독이 과거 팀에서 구사해온 공격형 4-3-3 포메이션과 4-2-3-1 포메이션에서 인사이드 하프 포지션,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에 적합한 선수다. 볼 소유 능력, 킬러 패스 능력, 드리블 능력, 슈팅 능력을 두루 갖췄다. 활동량도 좋고 전방 지역 압박 포지셔닝도 빼어나다. 

최종 훈련을 앞두고 이재성의 등을 두드린 장면은 향후 이재성이 벤투호에서 중용될 선수가 될 가능성을 암시한다. 벤투 감독 이전 포르투갈 출신 감독인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도 창의성이 뛰어났던 플레이메이커 이관우를 부임 당시 중용한 바 있다.

벤투 감독은 이날 회견에서 손흥민의 선발 출전을 미리 밝혔다. 황희찬이 허벅지 근육 통증으로 이틀 연속 훈련에서 빠져 결장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이재성이 2선 공격의 핵심 역할로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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