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울루 벤투가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 대표팀이 베일을 벗는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고양, 조형애 기자] "안녕하십니까. 우선 기자님들 질문을 받기에 앞서, 한 가지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게 있습니다."

대망의 데뷔전을 앞둔 6일. 기자회견에 나선 파울루 벤투(49) 한국 축구 국가 대표팀 감독이 가장 먼저 꺼낸 말은 뜻밖이었다. 대개 경기를 앞둔 소감을 이야기하지만 그는 달랐다. 이미 지난달 23일 취임 기자회견 당시 밝혔던 '선수 선발 기준'을 다시 이야기했다. '통역 과정에 잘못 전달이 되어서'라는 게 벤투 감독의 설명이었다.

취임 기자회견에서 벤투 감독은 '평가전 선수 구성'과 관련해 크게 두 가지를 언급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선수를 주축으로 하되, 본선에 나서지 못한 선수들도 뽑겠다는 것. 즉 폭 넓게 '재검증'을 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 하지만 제한도 분명히 둔 듯한 인상을 받았다. 당시 벤투 감독은 소속팀 활약을 중시한다고 했었기 때문이다.

"소속 팀에서 경기에 뛰지 못하거나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선발하기 힘들다." - 취임 기자회견 당시

정정하고자 한 건 바로 이 부분이었다. 벤투 감독은 데뷔전을 하루 앞두고 자신의 의도가 잘못 전해진 것을 알았다. 우연한 일이었다. 중계사 사전 인터뷰 도중 마침 기자회견 당시 선수 선발 기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무언가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본인이 하신 말과 다르니까 의아하게 생각을 하셨다. 그래서 다시 확인을 하셨다. 확인 해보니, 통역 과정에서 전달이 잘못됐었다"고 설명했다.

■ 2주 지나 우연히 알게된 통역 실수, 즉각 정정 원한 벤투

■ 이례적 모두발언 신청…바로 잡은 선발 기준 "대표팀 필요성 〉소속팀 활약"

■ 오해 풀고자한 벤투의 소신 행보, 결과는…

▲ 취임 기자회견 당시 발언 의도가 다르게 전해진 점을 벤투 감독은 6일 알게 됐다. ⓒ연합뉴스

벤투 감독은 사실 관계를 즉각 바로 잡길 원했다. 그렇게 이례적인 모두발언이 시작됐다.

"선수 선발 기준에 대해서,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다. 크게 첫 번째로 선수의 능력, 두 번째로 경기력, 세 번째는 대표팀의 필요성이다. 확실히 말하고 싶은 것은 간혹가다 선수가 소속팀에서 본인이 희망했던 것보다 출전 기회를 적게 얻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때에 따라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선발할 수도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말하고 싶다. 과거에도 소속팀에서 활약이 부족한 선수, 또는 없는 선수는 대표팀에 올 수 없다고 말한 적은 없고 (앞으로) 그렇게 말할 일도 없을 것 같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벤투 감독은 언론을 민감하게 주시하는 편은 아니다. 관계자는 "벤투 감독 본인과 코칭스태프가 '미디어를 존중한다'는 말을 앞서 했고, 기본적으로 그런 생각을 가지고 계시다"면서 간단한 보고 외 특별한 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요한 건, 감독님께서 오해를 만들고 싶지 않으니까 그러신 것"이라고 말했다.

감독의 말은 허투로 흘러가는 것이 없다. 늘 기록되고 여러 평가의 근거 자료로 활용된다. 그 중 선수 선발 기준에 대한 '최초' 설명은 그 중요도가 다를 수 밖에 없다. 감독의 가장 큰 권한이지만 동시에 기준이 설명과 부합되지 않을 시 가장 빨리 의문을 자아내는 게 바로 선수 선발이기 때문이다.

이번 벤투호 1기 명단에는 그 말처럼 '필요성'에 따른 선수들도 있다. 오해를 사전 차단한 벤투 감독. 필요성에 따른 선택이 합당했는지는 이제 경기를 통해 서서히 확인하면 될 일이다. 그 첫 경기인 코스타리카전은 7일 막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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