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울로 벤투(가운데)를 중심으로 한 '벤투호'가 첫 경기를 치른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고양, 조형애 기자] 드디어 파울루 벤투호가 출항 준비를 마쳤다. 7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코스타리카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른다. 부임 발표 이후 20일 남짓. 훈련은 5번을 한 채 맞는 경기다.

한동안 냉랭했던 대표팀을 보는 시선에는 훈풍이 돌고 있다.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과정에서 등 돌렸던 이들은 '카잔의 기적'이라 불리는 독일전 승리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다시 한 번 눈길을 주고 있다. 기대가 다시 차오르는 것이다.

증명이라도 하듯 매진을 예약하고 있는 경기서 벤투 감독은 새 출발하는 한국 축구에 희망의 씨앗을 뿌려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올림픽 출전 선수는 체력적으로 온전치 않고, 시간도 충분히 주어지지 않았다는 점은 많은 이들이 감안하고 있는 부분. 승패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궁금한 것들도 있다.

◆ 확고하다는 축구 철학, 벤투가 보여줄 축구

지난달 20일 입국 당시부터 벤투 감독은 자신의 축구 스타일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처음엔 '매력적인 축구', '팬들이 즐길 수 있는 축구', '공격적이고 치열한 축구'라는 다소 추상적인 말이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구체화됐다.

부임 첫 기자회견에서는 "볼을 점유하고 경기를 지배하며 최대한 많은 기회를 창출하는 축구를 하겠다. 수비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강하게 수비하고 압박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고, 데뷔경기 하루전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경기를 지배하고, 점유하는 부분을 좋은 상대를 해서도 보여줄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기대를 담아 말했다.

▲ 선발이 예고된 손흥민.풀타임을 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선수들을 향해서는 그 철학이 보다 세심하게 파고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맏형' 이용은 "축구 철학이 확고히 있으신 것 같다. 녹아든다면 좋은 경기 할 수있을 것 같다"면서 "선수들에게 개인적으로 수시로 이야기를 많이 해주신다"고 했다. '에이스' 손흥민 역시 마찬가지. "훈련 프로그램이 만족스럽다. 섬세하다. 세세한 것까지 붙잡고 설명해준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국 축구를 설명하는 키워드는 '투지', '투혼'과 같은 정신력이었다. 이젠 앞으로 한국 축구가 그려갈 스타일, 그 청사진이 무엇보다 궁금한 대목이다.

◆ 전술·포메이션·선수 기용까지, 벤투의 선택

축구 시계는 늘 빠르게 돌아간다. 스타일, 그 대강의 그림만 보고 다음을 기약하기엔 시간이 넉넉지 않다. 따져보면 남은 A매치 소집 기간 대비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까지 시간이 촉박하다. 전술적 선택부터 포메이션, 선수 기용까지 주목되는 이유다.

벤투 감독은 경기 전 말을 아꼈다. "경기 전략을 오픈하는 걸 선호하지 않는 스타일"이라면서 선심쓰듯 공개한 것이 손흥민 선발 소식이었다.

소집 기간 이뤄진 훈련을 바탕으로 보면 벤투 감독은 포백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가 이전 팀들을 이끌었을 때도 같았다. 로날드 곤살레스 코스타리카 감독 대행이 "벤투를 안다"며 전망한 것도 4-3-3이었다.

▲ 코스타리카전을 앞두고 6일 최종 훈련을 한 대표팀. ⓒ연합뉴스

유력한 건 4-2-3-1과 4-3-3. 하지만 명단은 섵불리 예측하기 힘들다. 깜짝 카드도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손흥민에 대해 "몇 분 출전할지는 경기 진행 양상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한 만큼 후반 교체에 보다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후반 어떤 선수 기용으로 변화를 이끌어 낼지 역시 관심이 모아진다.

◆ 무엇보다 중요한 첫인상, 벤투의 남자

첫인상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월드컵 예선과 본선까지 충분히 분석을 하고 아시안게임, K리그도 두루 살펴봤다고는 하나 실전에서 벤투의 철학대로 움직여 주는 선수는 점수를 딸 수 밖에 없는 게 인지상정이다.

벤투 감독은 그동안 보유하고 있는 선수단 효율을 최대한 끌어 올린 감독으로 평가 받아 왔다. 아시안게임 이후 신예들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가운데 잔뼈가 굵은 선수들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대표팀. 누가 눈도장을 찍을지는 단연 관전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선수를 콕 집어 언급하지 않아왔던 것으로 보면 선발까지 예고한 손흥민에 대한 기대는 꽤 커보인다. 하지만 "능력있는 선수들에 대한 신봉자이긴한데, 팀을 우선시하는 철학이 깔려있다"고 했다. 데뷔전을 앞둔 현재, 많은 이들에게 '벤투의 남자'가 될 문은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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