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수빈은 경찰청 유니폼을 벗고 두산 유니폼을 입는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1번 타자 허경민, 2번 타자 박건우 그리고 9번 타자 정수빈. 지난 2015년 두산을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은 라인업이다. 9번 타자 정수빈은 2015 한국시리즈 MVP가 됐다.

이들은 1990년생 동갑내기. 그리고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2008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린 IBAF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의 우승 주역이다. 이른바 제2의 에드먼턴 키즈다.

에드먼턴 키즈는 역대 한국 18세 이하 야구 대표팀 중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리는 IBAF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를 제패한 선수들을 말한다. 유독 이 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들이 프로에서 성공한 경우가 많아 이들을 묶어 에드먼턴 키즈라는 말이 생겨 났다. 한국이 처음으로 우승한 2000년 주축 선수가 추신수, 이대호, 김태균, 정근우다.

한국이 두 번째로 우승한 2008년 대표팀은 '제2의 에드먼턴 키즈'로 불린다. 이때 한국은 역대 가장 잘하는 고등학생들로 대표팀을 꾸렸다. 고교 3대 유격수 김상수, 안치홍, 오지환을 비롯해 허경민, 성영훈, 박건우, 정수빈 등이 주축이었다.

대표팀 멤버 18명 가운데 6명이 두산 선수다. 1차 지명에서 덕수고 투수 성영훈을 시작으로 2차 드래프트에선 광주일고 허경민(1라운드 7순위), 박건우(2라운드 10순위), 정수빈(5라운드 39순위)을 차례로 뽑았다. 허경민 박건우 정수빈은 두산을 대표하는 야수가 됐다.

프로에 입단한 지 10년. 그러나 정작 두산에서 함께한 날은 절반이 안 된다. 허경민과 박건우는 입단하고 이듬해 경찰청에 입대했다. 2013년 두 선수가 전역하고 돌아와 세 선수는 다시 뭉쳤다. 그런데 2016년 시즌을 마치고 이번엔 정수빈이 병역을 해결하기 위해 경찰청에 가서 다시 떨어졌다.

어느덧 2년이 지났다. 이젠 정수빈이 돌아온다. 7일 경찰청에서 전역을 신고하고 민간인이 됐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8일부터 정수빈을 합류시킬 뜻을 숨기지 않았다.

올해 셋은 우리나이로 29세가 됐다. 적지 않은 나이다. 그만큼 머리도 자랐다. 박건우는 중견수를, 허경민은 핫코너를 책임진다. 정수빈은 유력한 우익수 후보다. 2008년 2015년 그리고 2016년 셋이 뭉쳤을 땐 무서울 것이 없었다. 2018 두산의 가을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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