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장 완장을 달고 평가전을 치른 손흥민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양, 김도곤 기자] 공격의 핵심 'SON'과 중원의 열쇠 'KI'는 여전히 한국 축구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에서 이재성, 남태희의 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데뷔전을 기분 좋게 승리로 장식한 파울루 벤투 감독이다.

이번 대표팀 명단에는 익숙한 선수들이 많다.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에 참가한 선수들을 주축으로 하고, 월드컵에 참가하지 못했으나 예비 명단에 들거나 그 전부터 대표팀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이 포함됐다. 첫 발탁은 황인범, 김문환 2명이다. 한국 축구를 접하지 못했으니 당연히 기존 선수들을 선발할 수밖에 없었다. 벤투 감독의 선택은 당연했다.

기존 선수들이 많다보니 선발 라인업도 대체로 익숙한 얼굴들로 채워졌고, 승리를 이끈 선수들 역시 익숙한 이들이다. 그리고 손흥민과 기성용은 여전히 한국 축구에 없어선 안 될 선수들이다.

손흥민과 기성용 모두 선발 출전했다. 손흥민은 후반 37분 이승우와 교체되며 총 82분을 뛰었고 기성용은 전반 45분만 뛰었다.

손흥민은 왜 자신이 한국의 에이스인지 증명했다. 지동원, 이재성과 공격수로 투입돼 가운데, 측면을 오가며 활약했다.

월드컵에 이어, 소속 팀인 토트넘 프리시즌 일정, 여기에 아시안게임까지 세 달 남짓 한 기간에 쉴 새 없는 강행군을 치른 손흥민이다. 평소보다 몸이 무거울 수 밖에 없었지만 강력한 중거리 슈팅으로서 공격수의 몫을 다한 것은 물론 빠른 돌파, 간결한 드리블까지 선보였다.

이재성, 남태희, 지동원과 원터치, 짧은 패스로 연계 플레이도 하는 등 골만 없었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줬다. 여기에 코너킥까지 맡아 전담 키커 임무도 수행했다.

무엇보다 이날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이다. 본인의 플레이는 물론 주장으로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이끄는 임무까지 수행한 손흥민이다. 앞으로도 주장을 할 확률이 높다. 손흥민은 "난에게 있어 리더는 (기)성용이 형이다"고 했지만 전 주장인 기성용은 "(손)흥민이가 주장을 하는 것이 맞다"며 힘을 실어줬다.

▲ 전반만 뛰었지만 존재감은 여전했던 기성용 ⓒ 곽혜미 기자
주장 손흥민에게 힘을 실어준 기성용도 제 몫을 다했다. 45분만 출전했지만 기성용의 존재감을 보여주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포백을 보호하는 수비는 정우영이 전담하면서 기성용은 빌드업, 경기 운영, 전방으로 찔러주는 패스 등 본인의 장점에만 신경쓰면 됐다.

확실히 기성용의 패스는 결이 달랐다. 특히 기성용 상대 진영으로 깊숙히 찔러넣어주는 패스가 나올 때마 관중석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전반 28분과 33분에 나온 패스는 일품이었다. 하프라인 뒤에서 한 번에 넘겨준 패스가 수비수들을 머리 위를 모두 넘겨 손흥민의 발에 안착했다. 손흥민은 상대 수비수를 제친 후 슈팅을 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33분에는 기성용이 마찬가지로 전방의 남태희에게 긴 패스를 줬고, 공을 잡는 과정에서 남태희가 상대 수비수에게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을 얻었다. 이 페널티킥은 손흥민이 실축했지만 이재성이 리바운드된 볼을 잡아 골을 넣으며 득점으로 연결됐다. 기성용의 발 끝에서 첫 골이 터졌다.

전체적으로 좋은 경기였지만 기성용이 빠진 후반 한국의 템포가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장면이 여러 차례 나온 것만 기성용이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 알 수 있다.

손흥민이 왜 손흥민인지, 기성용이 왜 기성용인지 보여준 경기다. 어느덧 중간층이 된 손흥민은 두말 할 여지도 없고, 은퇴를 생각한다는 기성용 역시 대표팀에 없어선 안 될 중요한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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