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체 투입된 황의조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양, 김도곤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이 한국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7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에서 이재성, 남태희의 골로 2-0 완승을 거뒀다. 벤투 감독은 데뷔전을 기분 좋은 승리로 마쳤다.

벤투 감독은 예상대로 4-2-3-1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큰 틀로 보자면 포백에 미드필더 3명, 공격수 3명으로 구성되고 세부적으로는 미드필더 3명 중 2명이 더블 볼란치, 1명은 그 위에 위치해 좌우 측면 공격수들과 공격 2선을 구축하고 최전방 스트라이커를 두는 형식이다. 전반은 중앙 미드필더로 기성용과 정우영, 공격형 미드필더는 남태희, 좌우 측면은 손흥민과 이재성, 최전방은 지동원을 투입했다.

후반에는 기성용 대신 김민재를 투입했다. 김민재가 중앙 수비수로 뛰면서 장현수가 올라와 중앙 미드필더는 장현수, 정우영이 호흡을 맞췄다. 후반 중반 이후 교체 카트를 쓰기 시작 하기 전까지 장현수를 올린 것을 제외하면 변화는 없었다. 황인범, 황의조, 이승우 등이 투입 되기 전까지 선수 변화 없이 공격수들이 위치를 바꾸어가면서 뛰었다.

벤투 감독은 과거 포르투갈 감독 시절부터 줄곧 포백을 중심으로 하는 4-3-3, 또는 4-2-3-1 전술을 사용했다. 한국에도 이 포메이션을 그대로 적용했다. 이질적인 포메이션이 아니다. 한국은 줄곧 수비는 포백, 전방은 원톱에 공격 2선 선수들을 배치하는 4-3-3 형태의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확실한 원톱의 부재로 인해 사용한 투톱이 효과를 보면서 잠시 투톱 전술을 구사하긴 했지만 최근 몇 년 간 원톱을 썼다. 특히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줄곧 4-3-3을 고수했다.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기성용을 포어 리베로로 기용해 스리백을 이라크와 평가전을 제외하면 포메이션 변화는 없었다. 스리백을 썼어도 원톱을 유지됐다.

애석하게도 한국에 원톱을 볼 수 있는 정통 스트라이커는 많지 않다.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은 물론이고 K리그 선수들 중에도 원톱에 설 수 있는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다. 원톱은 늘 외국인 선수들 차지다. 대표팀에서도 미드필드나 수비, 공격 2선에 비해 원톱이 서는 최전방 공격수 자리가 약점으로 꼽혀왔다.

▲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지동원, 바이시클 킥을 시도하고 있다. ⓒ 곽혜미 기자
하지만 벤투 감독이 본인의 주전술인 4-3-3을 쓰기 위해선 확실한 원톱 카드는 꼭 갖고 있어야 한다. 이날은 지동원, 황의조가 원톱에 섰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지동원은 그간 부진을 털어내고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줬다. 비록 골은 없었지만 확실히 예전과 달랐다. 황의조는 아시안게임이란 강행군을 치르고 와서 교체로 투입돼 몸이 약간 무거워 보였으나 상대 라인을 부수고 슈팅까지 시도하는 등 경쟁력을 충분히 보여줬다.

전술적으로도 다양한 시도를 했다. 원톱을 무조건 가운데에 두고 뛰게 하는 것이 아닌 공격 2선 선수들과 수시로 자리를 바꾸어가면서 기용했다. 선발 출전한 지동원은 손흥민, 이재성과 위치에 변화를 주면서 뛰었다. 확실히 지동원은 가운데에만 있기 보다 측면으로 가자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측면에서 돌파를 하거나 가운데로 파고 들어갈 때 더 파괴력이 있었다. 지동원보다 정통 스트라이커에 가까운 황의조는 최전방에서 뛰는 것에 주력했다.

이제 딱 한 경기를 치렀다. 다가올 칠레전에서는 지동원과 황의조가 원톱으로 기용되겠지만, 10월, 11월 평가전에서는 새로운 선수들을 뽑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지동원과 황의조 말고도 과거 대표팀에서 원톱으로 뛴 이정협, 김신욱 등이 승선 가능성, 아예 새로운 선수가 뽑힐 수도 있다. 확실한 원톱 선수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서로 자리를 바꾸어가며 번갈아 뛰게 하는 전술 변화가 있지만 어쨋거나 저쨋거나 벤투 감독이 큰 틀에서 4-3-3을 운영하기 위해선 확실한 원톱 공격수의 존재는 필수다. 이제 막 첫 발을 내딛었고 그 시작은 나쁘지 않다. 어떻게 보면 한국 축구의 숙원인 최전방 공격수를 찾는 것이 벤투 감독의 성공을 위한 조건과 일맥상통한다. 따라서 원톱 공격수 찾기는 아시안컵이 시작되기 전까지 계속해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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