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50명의 오픈트레이닝 정식 입장객에 사인해주는 이승우 ⓒ한준 기자
[스포티비뉴스=파주, 취재 한준 기자, 영상 임창만 기자] 감동이 팬심을 움직였다. 욕받이로 전락했던 한국 축구 대표 선수들의 위상이 달라졌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2-0 승리에 이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한국 대표팀이 잃어버린 인기를 되찾는 계기가 됐다.

월드컵 승리는 처음이 아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2014년 인천 대회에 이은 2연속 성과였다. 달라진 것은 내용과 기대감. 월드컵에서는 FIFA 랭킹 1위 독일을 꺾었다. 2연패 뒤 후반 추가 시간 2골로 거둔 승리는 드라마틱했다. 벼랑 끝에 몰린 선수들의 투혼은 보는 이들을 모두 감동시켰다.

아시안게임 녹아웃 스테이지는 역대급 대진표로 흥미를 모았다. 16강 이란, 8강 우즈베키스탄, 4강 박항서의 베트남에 이어 한일전 결승전을 치렀다. 매 경기 내용이 흥미로웠고 손에 땀을 쥐는 공방 속에 돌파했다. 득점도 많이 나왔다. 축구의 재미를 제대로 보여줬다.

확실한 스타 선수도 인기의 배경이다. 월드스타로 떠오른 손흥민에 연령별 대표 시절부터 팬층이 생긴 이승우를 중심으로 아시안게임 득점왕 황의조, 괴물 수비수 김민재, 장신 수비수 정승현 등은 매력적인 외모를 더해 팬덤이 늘었다. 

오픈트레이닝을 찾은 팬 중 80% 가까이가 젊은 여성 팬이었다. "잘생겼다!". "오빠!"를 외친 팬들의 함성은 축구훈련장을 아이돌 콘서트 현장으로 둔갑시켰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를 방불케 한 인기였다.

▲ 오픈트레이닝 24시간 전부터 줄을 서서 입장한 팬들 ⓒ한준 기자
2018년 여름 두 번의 대회를 통해 인기를 회복한 대표팀은 포르투갈 대표팀을 지휘했던 파울루 벤투 감독까지 부임해 향후 기대감을 높였다. 

7일 코스타리카에 2-0 완승을 거둔 벤투호 첫 경기 다음 날. 8일 오전 10이 파주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팬들이 참관할 수 있는 오픈트레이닝데이 행사가 열렸다. 대표팀이 국내 A매치를 치를 때마다 해왔던 행사다. 정원은 500명. 실제로 정원이 다 찬 적은 한 차례 뿐이었다.

이날 오픈트레이닝데이는 역대급 관심을 모았다. 오픈트레이닝데이 하루 전부터 팬들이 줄을 섰다. 7일 자정이 되기 전에 파주NFC 정문 앞에 줄을 선 인원이 500명을 넘겼다. 대한축구협회가 더 이상 방문하지 말라는 긴급 공지를 내려야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전국에서 모인 팬들을 위해 정원을 늘렸다. 750명이 오픈트레이닝데이에서 선수들이 훈련한 백호구장에 입장했다. 백호구장에 입장하지 못한 350명도 맞은 편 새싹 구장에 입장해 멀리서나마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근거리에서 보지 못한 대신 선수들이 잠깐 내려가 인사를 하고 단체 사진을 찍었다. 

750명의 정원에 든 팬들은 훈련 종료 후 개별적으로 사인을 해주고 사진을 찍어줬다. 협회의 메인스폰서가 초청한 20여명의 팬들도 대표 선수들과 팬미팅을 가졌다. 총 1,100명이 파주NFC에 들어왔다. 높아진 인기로 대표팀의 마케팅 가치가 높아졌다. 회복한 인기로 선수들도 힘이 났다.

벤투호 첫 골을 넣은 이재성은 "선수들이 피부로 느끼고 있다. 많은 팬분들이 응원해주시고 경기장에 직접 와주시니까 선수들은 너무나 감사하다. 그에 대해 책임감 갖고 있다. 경기장에서 더 열심히 뛸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다. 팬들이 다시 돌아서지 않게 잘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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