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현종은 평균자책점 3.78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3.44)보다 더 올랐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1999년은 프로야구 사상 최고의 타고투저 시즌이다. 리그 홈런 개수가 1998년 891개에서 1274개로 급증했다. 30홈런 30도루를 달성한 타자가 3명이나 나왔고 홈런 54개를 터뜨린 이승엽을 비롯해 40홈런 타자가 4명이나 됐다.

투수들을 공포에 빠뜨린 타고투저는 2014년 재현됐다. 강정호와 박병호는 각각 40홈런, 52홈런을 쳤다. KBO리그 평균자책점이 출범 이래 처음으로 5점대를 돌파했다. 릭 밴덴헐크가 3점대 평균자책점으로 타이틀 왕이 됐다.

1년 뒤 리그 타율이 0.289에서 0.280으로 떨어지고, 평균자책점이 5.21에서 4.87로 낮아졌으나 1년 뒤 다시 타고투저가 심해졌다. 2016년 시즌 리그 타율이 0.290으로, 리그 평균자책점은 5.17로 올랐다.

지난 37년 동안 한 경기에서 한 팀이 20점을 넘긴 사례는 39차례. 올 시즌은 벌써 세 경기가 나왔다. 지난 3월 31일 KT가 두산을 상대로 20점을 냈다. 그로부터 4개월 뒤 넥센이 한화에 22점을 얻었다. 지난달 12일 KIA가 세 번째 주자가 됐다. SK에 21점을 냈다. 이틀 동안 무려 39점을 뽑았다.

리그 타율이 0.286이다. 리그에서 OPS 1을 넘긴 타자가 8명이다. 멜 로하스 주니어(0.994), 이대호(0.992)도 가시권이다. 10명이 나올 기세다. 역대 최고 타고투저 시즌으로 불리는 2014년과 2016년 6명을 훌쩍 뛰어넘는다.

타자들과 반대로 투수들은 수난시대다. 8일 현재 KBO리그 평균자책점은 5.14다. 2년 만에 다시 5점 대를 넘어섰다. 남은 경기 수가 팀별로 30점 남짓이기 때문에 4점대로 떨어질 확률은 희박하다.

개인 기록은 더 처참하다. 리그에서 평균자책점이 2점 대인 투수가 조시 린드블럼 단 한 명이다. 국내 투수로는 3점대 투수도 찾기 어렵다. 양현종(3.78)과 최원태(3.95) 단둘이다.

지난달 타고투저가 절정이었다. 63경기에서 833점이 나왔다. 경기당 13.2점이 터졌다. 아시안게임으로 멈추기까지 리그 타율이 0.306에 달했다. 3할을 못 치는 선수는 평균 이하의 타자가 된 것이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한 코치는 "프로 리그가 맞나 싶다"고 혀를 차면서 "구조적인 조정이 필요할 때"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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