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세현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광주, 박성윤 기자] 승리는 좋았으나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세이브왕 출신 투수의 '고집스러운' 패스트볼 투구가 깔끔한 마침표를 만들지 못했다.

KIA는 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경기에서 12-4로 이겼다. 천적인 줄로만 알았던 삼성 선발투수 양창섭을 상대로 10안타(3홈런)를 몰아쳤고 선발투수 양현종은 6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12승(8패)을 챙겼다.

큰 점수 차 대승이지만 KIA 승리는 깔끔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전설적인 포수 요기 베라의 말처럼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스포츠다. 9회에 경기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KIA는 불안한 장면을 연출했다. 중심에는 전직 세이브왕 출신 김세현이 있었다.

김세현은 이날 팀이 12-1로 앞선 9회말에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 타자 박한이를 상대로 우익수 뜬공을 끌어냈다. 타구가 날카로웠지만 김세현 구위가 박한이를 이겨 우익수 뜬공이 됐다.

1사 주자 없는 상황. 김세현은 본격적으로 고전하기 시작했다. 대타 최원제에게 2루수 쪽 내야안타를 맞았다. 이어 등장한 대타 백승민에게 우중간에 떨어지는 1타점 2루타를 내줬다. 1사 2루에 최영진에게 볼넷을 내준 김세현은 1사 1, 2루에 포수 김민수를 상대로 우익수 뜬공을 끌어냈다.

2사 1, 2루에 김세현은 백상원에게 1타점 적시타, 안주형에게 1타점 내야안타를 맞았다. ⅔이닝 4피안타 3실점을 기록한 김세현은 끝내 경기에 마침표를 찍지 못하고 황인준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김세현 이날 투구를 살펴보면 패스트볼에 치우친 투구가 있다. 총 투구 수 35개 가운데 슬라이더 5개를 제외하고 모두 패스트볼이었다. 약 86%가 패스트볼이다.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김세현 패스트볼 구사율은 62%다. 시즌 구사율보다 이날 경기는 더 많은 패스트볼을 던졌다. 선두 타자 박한이, 9구 대결을 펼친 백상원을 제외하고 다른 타자들은 모두 패스트볼만 볼 수 있었다.

김세현은 2016년 36세이브를 기록하며 세이브왕에 올랐다. 그의 주무기는 시속 150km대의 패스트볼이다. 빠른 속도의 패스트볼은 마무리투수라는 보직에 적합해 보이는 장기다. 김세현은 이날 경기에서도 140km 후반에서 150km까지 이르는 패스트볼을 던지며 타자들을 상대했다. 

공이 위력적이긴 했으나 고집스러울 정도로 단조로운 패스트볼 투구는 그의 약점으로 지적받아 왔다. 삼성 타자들은 김세현을 상대할 때 패스트볼 하나만 보고 타석에 섰다. 쉽게 공략하기는 어려운 빠른 볼이었으나 시즌 평균을 웃도는 단조로운 패스트볼 투구는 좋은 결과를 낳지 못했다. 타구 질이 좋고 나쁨을 떠나서 상대에게 공략할 여지를 준 셈이다.

결국 KIA는 투수를 한 명 더 쓰고 경기를 마치게 됐다. 김세현이 자기 구위에 자신감을 갖고 있을 수도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고집스러운' 투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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