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수를 치며 경기장을 떠나는 손흥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에서 첫 경기를 치른 한국 축구 대표 팀을 향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빠르고 적극적인 경기 내용이 희망을 보게 했다.

한국은 7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EB하나은행 초청 친선경기에서 코스타리카에 2-0 승리를 거뒀다.

공간을 만들고 활용하는 점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내내 밀집 수비에 고전한 것과 달랐다. 물론 결과가 중요한 최종 예선과 단순 비교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코스타리카는 기본적으로 수비가 단단한 팀. 코스타리카를 만나서도 한국은 공간을 활용해 해법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자연스레 속도감이 느껴졌다. 보는 이들의 눈이 즐거울 경기였다.

선수들의 소감도 같다. 경기 뒤 손흥민은 "재밌다. 지루한 경기도 있고, 재밌는 경기도 있다. 모두 열심히 뛰고 동료를 위해 열심히 뛰는 게 보였다. 90분을 뛰는 게 쉬운 건 아니지만 재밌었다. 이런 축구를 계속 하고 싶다. 그렇게 하려면 한 팀이 돼야 한다. 오늘 같은 정신력, 뛰는 양이 있고 선수들이 잘 인지하면 잘할 수 있다"면서 소감을 남겼다.

공격진부터 활발했다. 중앙에 배치된 남태희가 적극적으로 측면으로 돌거나 중앙에서 침투하면서 공간을 만들었다. 남태희가 움직이면 수비수들도 따라 움직인다. 단단하게 갖춰졌던 수비진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손흥민과 이재성, 지동원이 움직일 공간이 생겨났다.

측면에서 풀백들도 적극적으로 전진했다. 공격수들이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생긴 공간을 내버려두지 않았다. 이용과 홍철은 밋밋한 크로스가 아니라 빠르고 강한 크로스로 공격을 지원했다. 크로스가 빠르니 공격수들도 빠르게 반응해야 했다.

중원에선 기성용-정우영 조합이 든든히 수비적으로 버텼다. 동시에 공격에도 힘을 더했다. 단번에 공격 방향을 바꿔주는 롱패스는 빠르고 정확했다. 수비진 전체를 뒤흔들었다.

경기 내용만 즐거운 것은 아니다. 실리도 찾을 수 있다.

벤투 감독은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졌고 실제로 코스타리카전에서 그 힘을 입증했다. 벤투 감독은 소유를 강조하지만 그 자체에 목적이 있지 않다. 그는 '기회 창출'이란 더 큰 목표를 두고 있다. 

한국의 목표는 1차적으로 아시안컵, 나아가 2022년 카타르 월드컵이다. 강호와 경기에선 실리적으로 수비를 먼저 해야 할 수도 있으나, 아시아 무대에서 한국은 확실한 강호다. 수비적으로 물러나는 팀들이 많다. 벤투 감독은 첫 경기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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