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결희가 돌아왔다! ⓒ포항스틸러스

[스포티비뉴스=조형애 기자] '스무살' 장결희(20·포항스틸러스)는 파란만장한 축구 인생을 살고 있다.

"축구 안 해볼래?"

초등학교 3학년. 동네에서 공을 차다 우연히 숭곡초등학교 감독 눈에 띄어 축구를 시작한 소년은 화랑대기 활약으로 포항제철중학교에 스카우트됐고, 1학년 1학기를 마친 뒤 유럽 무대에 발을 내디뎠다. 그곳이 FC바르셀로나였다.

이승우(엘라스 베로나), 백승호(지로나)와 함께 '바르셀로나 트로이카'로 불리며 유망주 중에 유망주로 꼽혔던 장결희. 바르셀로나 후베닐A, 그리스리그 아스테라스 트리폴리FC를 거친 뒤 다시 새로운 도전 앞에 선 이제는 "각자 인생을 살고 하는 거죠. 서로 다 팀이 따로 있으니 다 잘 됐으면 좋겠어요"라고 짐짓 베테랑 같은 말을 했다.

20년 인생, 절반여 가까운 시간이 지난 뒤 돌아온 포항에 대해선 '집'이라고 표현했다. 곧 "별로 있지는 않았지만…"라면서 쑥스러운듯 웃었으나 포항 선택이 그에겐 당연한 것이었다.

◆ 장결희의 의리, 8개월 인연 포항에 돌아오다

서울 출생, 장결희가 기억하는 포항에서 시간은 8개월에 지나지 않는다. 동기 이승모, 1년 선배 이진현, 우찬양, 김로만, 권기표, 2년 선배 이상기와 함께 훈련 했지만 그 기간은 길지 않았다.

'8개월 인연' 친정팀 복귀는 어렵지 않은 선택이었다. K리그 복귀 시 포항과 테이블에 먼저 앉아야 한다는 '우선협상권' 때문이 아니었다. 포항 관계자에 따르면 계약서에 명시된 조항 자체는 없었다.

▲ 장결희는 2019 시즌부터 K리그 출전 자격을 얻는다. ⓒ포항스틸러스

관계자는 "와전된 것 같다"면서 "유스로 돌아올 때 포항으로 돌아온다는 이야기는 오갔으나 '프로로 돌아올 때 무조건 포항을 우선한다'는 조항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 측에서 도의적으로 지키려고 해준 것이 큰 것 같다. 함께 했던 선배들도 많고, 포항과 스타일도 잘 맞을 것"이라고 했다.

고민 없이 포항을 '집'이라 한 장결희는 "포항도 오라고 하고, 저도 포항에 있었기 때문에 포항을 더 원했어요"라고 간단하게 설명을 마쳤다. "다시 돌아올 때에 우선이 포항에 있다고 생각해서 다른 제안도 있었지만 협상을 먼저 포항과 했다"고. 장결희는 "아무래도 더 친근해요. 다시 집에 돌아온 느낌이에요. 돌아온 느낌이 확실히 들어요"라고 말했다.

◆ 오해와 진실: "수비 본 건 정말 잠깐…저는 공격수 입니다!"

어린 나이와 검증된 유스 시스템을 밟아온 건 장결희가 가지는 후광이자 장점이다. 여기에 드리블에 능하고 좌우를 가리지 않는 능력도 장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장결희가 하나 바로잡고 싶은 게 있다. 공격과 수비를 겸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자신의 포지션은 '공격수'라는 것이다.

"사람들 인식에는 제가 수비도 (공격 만큼)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는 않고 저는 늘 측면 공격을 봐왔어요. 잠깐 풀백을 본 것을, 완전히 풀백으로 (포지션 위치가) 내려간 줄 아시더라고요. 그리스 가서도 저는 공격수로 계속 뛰었어요. 잠깐 수비를 본 시기에 인식이 그렇게 굳어진 것 같아요. 제 주 포지션은 공격수입니다."

▲ 장결희는 6개월여를 제외하곤 수비수로 활약한 적이 없다. 그리스에서도 공격수로 뛰었다. ⓒ아스테라스트리폴리스

때는 바르세로나 시절 국제축구연맹(FIFA) 징계가 딱 풀릴 시기였다. 비로소 뛸 수 있게 된 바로 그날. 장결희에게 감독은 갑자기 사이드백으로 뛰어줄 것을 주문했다. 장결희도 "당황하고 어이도 없었다"고 표현할 정도로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그렇게 6개월 남짓 수비를 보게 된 게 수비수 인식을 만들었으니, 장결희에게 어느정도 답답함도 엿보였다.

포항에서는 제 포지션에서 활약할 전망이다. 과거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을 역임하던 당시 청소년을 담당하며 장결희를 오랜기간 지켜 본 포항 최순호 감독은 "결희는 공격수지, 수비수가 아니라"고 했다. "팀이 포백이나 수비형 미드필더에 대한 고민이 있지만, 결희는 그곳에 부합되는 선수는 아니다"면서 공격쪽 자원으로 활용할 것이라 귀띔했다.

◆ 장결희의 3년 목표, K리그에서 '이름 남기기'

장결희 활약을 볼 수 있는 건 2019시즌부터다. R리그(리저브리그) 출전 선수 기준이 대한축구협회 등록 선수로 한정돼있기 때문에 테스트 선수로도 뛰는 것이 불가능하다. 모든 것을 감수하고 온 장결희는 조급해 하지 않았다. "포항과 훈련하면서 최대한 몸상태 끌어 올리고, 더 노력해서 다음 시즌에 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멀리 바라봤다.

장결희는 출장에 목말라 있다. 그리스에서 나름 대로 컨디션이 좋았지만 뛰지 못한 말못할 사정이 그를 보다 단단하게 만든 것으로 보였다. 이제 다시 주어진 3년, 장결희는 '바르사 유스' 보다 더 멋진 수식어를 바라고 있었다.

"좀 더 해외에서 버티지 못하고 온 건 아쉬워요. 조금 더 도전할 수 있었는데, 그리스에서 경기를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되니까 안정적이게 축구 하고 싶었어요. 일단 포항에서 잘 자리 잡고 싶어요. 3년 안에 K리그에 이름 알릴 수 있는 선수 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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