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분 공개 훈련 끄트머리에 드러난 칠레전 맞춘 전술, 압박 풀기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수원, 한준 기자] “한국 팀이 세계무대에서 보여준 정신력과 조직력, 끝까지 투쟁심을 갖고 경기하는 부분에서 정말 우수한 모습을 보였다. 칠레도 이런 장점이 있기 때문에 내일 경기는 집중력이 변수가 될 것 이다.”

레이날도 루에다 칠레 대표팀 감독은 한국과 경기가 ‘치열할 것’이라고 했다. 이 치열함은 중원에서의 팽팽한 기 싸움과 공 다툼을 의미한다. 양 팀 모두 많이 뛰고 압박이 강한 특성을 갖고 있다. 서로의 압박을 어떻게 뚫어내고 골문에 진입하느냐가 분수령이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칠레전을 앞두고 재차 한국 대표팀의 ‘경기 모델’을 어떻게 설정했는지 말했다. 코스타리카전에 본인이 추구하는 축구 색깔이 잘 드러났는지, 칠레전에 어떤 면이 더 드러나길 바라는 지 묻자 본래의 기조를 강조했다.

“경기를 지배하고, 이를 통해 공격 시 많은 기회를 창출하고, 그러면서 상대에겐 기회를 적게 내주는 부분을 우리 스타일로 만들었다. 선수들이 잘 이행해주면 하는 바람이다.”

경기를 지배하려면 공을 가져야 하고, 많은 기회를 창출하려면 신속해야 한다. 점유하되 속도감있는 축구를 하는 것이 벤투 감독의 경기 지향점이다. 소유함으로 상대에 기회를 주지 않고, 소유했을 때 빠르게 상대 골문을 습격하는 축구다.

▲ 훈련을 지휘하는 벤투 감독 ⓒ연합뉴스


칠레는 알렉시스 산체스가 빠졌고, 세대 교체가 진행 중인 공격진에 비해 아르투로 비달(바르셀로나, 100경기 24골), 차를레스 아랑기스(레버쿠젠, 66경기 7골), 가리 메델(베식타슈, 111경기 7골)이 버틴 베테랑 미드필드진이 최대 무기다. 이 세 명의 미드필더가 펼칠 압박과 빌드업을 이겨내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 전 공식 훈련은 경기장에서 한 시간 가량 진행된다. 마지막 전술을 다듬는 최종 훈련은 보통 몸 풀기가 진행되는 초반 15분 만 진행된다. 벤투 감독이 공개한 15분의 끄트머리에 본격 시작된 훈련 세션에는 칠레전에 어떤 점이 중요한 지 힌트가 보였다. 바로 칠레의 거센 전방과 중원 압박을 풀어내는 것이다.

칠레는 세 명의 미드필더 앞에 배치될 앙헬로 엔리케스, 앙헬로 사갈, 마르틴 로드리게스 등 세 명의 공격수로 많이 뛰며 전투적으로 전방 압박을 가한다. 여기를 통과해도 3명의 미드필더와 좌우 풀백이 공간을 주지 않는다.

빠르고 신속하게 공을 돌려서 전진해야 한다. 벤투 감독의 본격 훈련 첫 세션은 공을 패스한 선수가 받은 선수에게 달려들어 압박하면, 받은 선수가 옆에 있는 선수에게 돌리고, 그 선수에게 압박이 가해지면 신속하게 공을 반대편으로 전개하는 패턴 훈련이었다.

공을 준 선수가 근거리에서 달려들면 처리하기가 쉽지 않다. 공을 받고 옆 선수에게 넘겨주는 동작이 매끄러워야 한다. 트래핑에 이은 패스 동작이 정확하고 빠르게 이어져야 한다. 이는 압박을 가하는 훈련이자, 압박을 풀어내는 훈련이다. 후자에 더 포인트가 있는 세션이었다.

벤투 감독온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코칭 기법 ‘전술 주기화’에 익숙한 지도자다. 소집 기간이 짧은 현 시점에서는 전술 주기화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했지만 상대 팀에 맞춘 전술 훈련을 기반으로 전술, 기술, 체력, 심리 등을 동시에 발전시키는 훈련 세션은 이미 대표팀에 적용되고 있다. 

벤투호의 칠레전 맞춤 훈련이 실전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경기는 11일 밤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킥오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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