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서울, 곽혜미 기자] 문우람 관련 이태양 양심 선언 및 문우람 국민 호소문 발표 기자회견이 1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문우람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지난 10일 문우람-이태양 기자회견은 야구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문우람이 브로커와 친해진 계기를 설명하다 언급한 폭행 가해자 이택근은 KBO로부터 36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고, 이태양이 실명으로 폭로한 승부조작 가담 의심 선수 6명은 그런 사실이 없다는 진술서를 KBO에 제출했다.

문우람은 승부조작 가담 선수로 낙인 찍힌 이후 누구보다 세상의 관심에 목말라 있었다. 지난해 4월 1심에서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문우람에게 벌금 1,000만 원 형을 내리며 압수된 시계(브로커 조 씨에게 받음)를 몰수하고 175만 원을 추징했다. 올해 6월 2심 항소 기각, 8월 대법원 심리불속행(1심 유지) 판결을 받은 이후 문우람은 부지런히 미디어와 접촉했다. '나는 무죄다. 억울하다'고 꾸준히 호소했다. 

그러나 아무리 호소해도 문우람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았다. KBO 상벌위원회는 지난 10월 문우람을 영구실격 처리했다. 상벌위는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벌금형(유죄)을 내렸으니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문우람은 당시 "누구도 내 얘기를 들어주지 않았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문우람은 재심 청구 의지가 강했다. 이태양이 처음에는 문우람이 승부조작과 관련이 없다고 이야기했다가 수사 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해 문우람까지 엮었다는 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필요했다. 문우람 측은 이태양이 위증죄를 무릅쓰고 이 사실을 인정해주면 재심을 청구할 증거로 활용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었다.

이태양은 친구 문우람을 위해 위증 사실을 고백하기로 했다. 두 선수는 알고 있는 기자들에게 따로 연락해 '1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테니 참석해 달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90쪽이 훌쩍 넘는 증거 자료까지 마련하며 만반의 준비를 했다.

바람 대로 기자회견 이후 반응은 뜨거웠다. 날마다 문우람 관련 기사가 쏟아진다. 그러나 문우람의 무죄 여부는 그리 궁금하지 않은 분위기다. 승부조작건보다 문우람이 브로커 조 씨와 가까워진 계기를 설명하기 위해 언급한 이택근의 폭행 사실이 더욱 조명을 받았다. 

문우람은 기자회견 당시 이택근의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다. 브로커 조 씨와 친해진 조금은 자극적인 계기를 공개하면서 감정에 호소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폭행 사건 자체를 알리는 게 첫 번째 목적이었다면 이택근의 실명을 굳이 밝히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이태양과 함께 제작해 배포한 기자회견 자료에 승부조작 의심 선수 6명의 실명을 거침 없이 공개한 것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의도와 달리 대중은 폭행 사건을 문우람이 브로커 조씨와 가까워진 안타까운 계기 정도로 넘기지 않았다. 가해자가 누군지 밝히고, 폭행 사건을 근절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넥센은 구단 내부 조사 끝에 가해자가 이택근이라고 밝혔고, 이택근은 과거 잘못된 행동을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다. 늦었지만 징계도 받았다.  

원하지 않았던 방향으로 일이 커져서일까. 문우람은 기자회견 이후 연락 두절 상태다. 넥센은 폭행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문우람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끝내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밝혔다. 기자들도 마찬가지다. 기자회견 전까지는 억울한 사실을 알려 달라며 연락해오더니 지금은 어떤 연락도 받지 않고 있다.

기자회견 이후, 문우람은 원하는 걸 얻었을까. 무죄 입증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지금으로선 알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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