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프로축구연맹 고종수 대전 시티즌 감독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아이고, 뭐 하는 것 없이 바쁘네요."

신입 꼬리표를 떼고 2년 차 감독이 된 '앙팡테리블' 고종수(41) 대전 시티즌 감독의 하루는 정말 짧다. 터키 전지훈련에서 복귀하기 무섭게 경남 거제로 내려와 마무리 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 감독은 지난해 대전 사령탑에 오르고 K리그2(2부리그)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지만, 더 높은 곳으로 날아오르지는 못했다. 경험 부족을 느끼며 승강 플레이오프 티켓을 부산 아이파크에 내줬다.

그래도 '최종병기'였던 황인범(23, 밴쿠버 화이트캡스)을 내보내지 않고 싸우는 등 선수를 아끼는 모습도 보여줬다. 선수 시절 혹사당하며 수명이 줄었던 자신을 생각한 배려였다. 그 덕분에 황인범은 미국 프로축구(MLS) 밴쿠버에 진출하는 행운을 얻었다.

고 감독은 '스포티비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특별한 계획이 있겠는가. (올해도 지난해처럼) 배운다고 생각하고 하려고 한다"며 말을 아꼈다. 햇병아리 지도자로 큰 욕심을 내기보다는 차분하게 팀을 만들며 미래를 계획하겠다는 뜻이다. K리그1 승격 등 거시적인 목표는 일단 앞에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래서 고 감독의 입에서는 "많이 경험하고 배우고 있다"는 말이 자주 나왔다.

선수단은 많이 줄었다. 지난해 58명으로 K리그1, 2리그 합쳐 가장 많이 선수들을 보유했지만, 올해는 다르다. 8명을 새로 영입하면서 줄이고 줄여 37명이 됐다. 추가 영입 여부는 미지수다. 예산이 많이 깎였기 때문이다.

구단 내부의 여러 행정적 문제는 고 감독이 고민할 상황이 아니다. 선수들과 다독이며 좋은 팀으로 한 시즌을 가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차분하게 가려고 한다. 선수들이 배우려는 의지가 있다. 올해도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했던 황인범 공백은 '고종수의 눈'으로 메우려고 한다. 수원 삼성에서 윤용호(23)를 임대 영입했다. 윤용호는 가능성 있는 미드필더로 2017년 수원에 입단했다. 수원 유스인 매탄고 시절부터 고 감독이 꾸준히 관찰했던 자원이다. 고 감독은 "윤용호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황인범의 공백이) 쉽게 메워지지는 않겠지만, 만들어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연세대 출신으로 우선 지명으로 영입한 장신 중앙 수비수 이정문(21)도 기대주다. 대학 시절 중앙 미드필더까지 소화했다는 것에 착안, 포지션 변경을 시도했다. 195cm의 장신이지만, 빠른 편이다.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경험도 있다.

고 감독은 "이정문도 중앙 미드필더로 시험한다. 장신이지만 빠르다. 다양한 포지션 경험이 있다고 하니까 될 때까지 한 번 만들어보려고 한다"며 특유의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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