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비 훈련을 하고 있는 키움 내야수들. 왼쪽부터 장영석-송성문-박병호-김하성 ⓒ키움 히어로즈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키움 히어로즈가 새로운 3루수 주인을 찾는다.

키움은 4일 김민성과 FA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사인 앤 트레이드 형식으로 김민성은 LG 유니폼을 입는다. 5일 KBO가 FA, 트레이드를 승인하면 계약이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현금 트레이드 방식으로 키움은 현금을 받으며 김민성의 계약은 LG로 이전된다.

김민성은 2010년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에서 넥센(현 키움)으로 둥지를 바꿨다. 지난해 뒷돈 트레이드 사태 당시 김민성, 투수 김수화, 그리고 미공개됐던 현금 20억 원이 황재균의 반대급부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대형 현금 트레이드 주인공인 황재균의 상대였던 김민성은 이번에 다른 위치에서 트레이드를 겪게 됐다.

키움은 이전부터 김민성이 FA 자격을 얻으면 팀을 떠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준비해왔다.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임병욱(1차), 임지열(2차 2라운드), 김하성(2차 3라운드) 등 상위 픽에 내야수를 모아놓은 것도 강정호와 김민성의 이탈을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내부든 외부든 FA는 좀처럼 잡지 않는 팀 기조 상 프런트와 코칭스태프는 후임 3루수를 계속 키워왔다.

현재 3루수 후보로 장영석, 임지열 등이 있지만 최근 주목받는 것은 2015년 2차 5라운드에서 뽑힌 송성문이다. 지난해 김혜성과 2루수 경쟁을 하기도 했던 송성문은 지난해 78경기에 나와 3할1푼3리를 기록했다. 이번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는 20타수 10안타(1홈런) 9타점으로 활약하기도 해 3루수 경쟁에서 한 발 앞선 것으로 보인다.

다른 복안도 있다. 키움은 한국 시간으로 3일 NC와 연습경기에서 2루수로 서건창, 유격수로 김혜성을 출장시켰다. 3루수는 김하성이었다. 수비에서는 김하성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은 김혜성이 유격수를 맡고 김하성이 핫코너를 지킬 경우를 시험한 것. 지난달 28일 KT전에서는 지난해 가끔 등장했던 2루수 김혜성, 3루수 송성문, 유격수 김하성, 지명타자 서건창 카드가 나왔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특히 '더블 포지션' 수비를 강조한 장정석 감독의 성향을 볼 때 올 시즌 키움 내야는 서건창, 김하성, 김혜성, 송성문이 돌아가며 출장할 가능성이 있다. 주 포지션이 1루인 박병호도 캠프에서 3루 수비 훈련에 나섰다. 백업 멀티 플레이어와 다른 차원으로 주전 선수들도 상황에 따라 다양한 포지션에 나서는 것이다. 이들 중 김혜성과 송성문이 지난해 이상 발전하는 실력을 보여준다면 키움 내야는 흔들리지 않고 단단하게 운영될 수 있다.

어찌됐든 김민성의 빈자리를 최소화하는 것이 현재 키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임무. 그라운드 밖에서도 강한 리더십으로 후배들을 이끌었던 김민성이기에 남은 선배들의 책임감도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키움 화수분은 또 하나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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