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정철우 기자]SK 새 외국인 투수 브록 다익손의 진짜 모습은 어떤 것일까.

다익손은 첫 실전에선 실망스런 투구를 했다. 

슬라이드 스텝에서 제구력에 난조를 보인 장면이 아쉬운 대목이었다. 203cm의 큰 키를 활용하지 못했다.

다익손은 4일 오키나와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연습 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2이닝도 채우지 못한 채 1.1이닝 1실점으로 부진했다.

안타는 2개를 맞았고 볼넷은 3개나 내줬다.

1회를 무실점으로 넘긴 다익손은 2회 선두 타자 이성열에게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이어 하주석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고 최재훈과 정은원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밀어내기로 1점을 빼앗겼다.

주자가 나갔을 때 슬라이드 스텝을 하며 제구가 많이 흔들리는 약점을 노출했다.

패스트볼, 컷 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를 던졌고 최고 구속은 145km, 평균 구속은 142km가 나왔다.

전체적인 평가가 좋을 수 없었다. 하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었다.

▲ 다익손이 4일 고친다 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연습경기에 등판했다. ⓒSPOTV 중계화면 캡쳐
◆다익손은 누구

다익손은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다.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선수들을 선호하는 KBO 리그서 드문 케이스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늘 주목받았던 선수다. 키 203cm에 130kg의 듬직한 체구는 분명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SK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었던 켈리의 성공 사례를 다익손이 이어가 주기를 바라고 있다.

고교 졸업 후 신시내티에 지명을 받았지만 대학을 택했고 2014년 드래프트서 휴스턴에 지명을 받았다.

스카우팅 리포트 상으로는 디셉션(투구시 공 숨기는 동작)이 좋고 슬라이드 스텝도 빠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첫 실전의 결과와는 다른 분석이다.

지난해 트리플 A서 9승4패 평균 자책점 3.93을 기록했다.

◆장점보다 단점이 크게 보였던 첫 등판.

다익손은 구속이 빠른 유형의 투수는 아니다. 미국에 있을 떄도 스피드가 늘 낮은 평가를 받았다. 첫 실전서도 평균 구속은 142km정도에 불과했다.

힘으로 상대를 윽박지를 수 있는 유형의 투수는 아니다. 큰 키를 활용할 수 있는 릴리스 포인트도 갖고 있지 못하다. 팔이 다소 낮게 나온다.

민훈기 SPOTV 해설위원은 "첫 실전이었음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실망스러운 투구를 했다. 구속이나 제구력 등에서 좋은 부분을 찾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구속은 빨라질 수 있을까

아직 스프링캠프 기간이기 때문에 100% 스피드가 나왔다고 보긴 어렵다. 시즌에 들어가면 좀 더 빨라질 가능성은 있다고 민 위원은 내다봤다.

다만 미국에서도 구속으로 인정받았던 선수는 아니었던 만큼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지금의 구속이라면 보다 제구에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변화구는 다양한데…

던질 수 있는 구종은 여러가지가 있다. 첫 선발에선  패스트볼, 컷 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를 던졌다.

필요한 구종은 다 있으나 승부구로 확 눈에 들어오는 구종은 없었다. 볼 카운트가 몰렸을 때 그 상황을 넘어 설 수 있는 공은 보이지 않았다. 딱 이거다 할 만한 변화구가 없었다.

민 위원은 "대부분 변화구가 밋밋했다. 예리한 면을 보여주지 못했다. 가짓수는 많은데 쓰임새가 많은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평가했다.

◆가장 큰 문제, 제구력

제구력은 실망스러운 수준이었다. 첫 실전이었음을 감안하더라도 제구가 크게 흔들리는 장면이 여러번 나왔다.

거듭 이야기하게 되지만 다익손은 공이 빠른 투수는 아니다. 제구가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좋은 결과를 만들기 어렵다.

민 위원은 "제구가 가장 실망스러웠다. 승부구가 확실하지 않다보니 도망가는 피칭이 됐다. 처음 보여 준 모습이 전부라면 성공 가능성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

◆다익손을 보는 또 다른 시선

나쁜 평가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SK가 나름대로 뽑은 이유가 분명히 있다.

손혁 SK 투수 코치는 "일단 큰 덩치에서 공을 감췄다 나오는 동작이 좋다. 공이 빠르지는 않지만 타자가 공을 볼 수 있는 시간이 짧기 때문에 타자들이 까다롭게 느낄 수 있다. 전형적인 플라이볼 유형의 투수인데 공인구 반발력이 낮아졌기 떄문에 작은 문학 구장에서도 나름 버텨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A팀 전력 분석원도 다익손의 공이 빠르게 느껴질 수 있다는 부분에 주목했다. A팀 전력 분석원은 "익스텐션이 상당히 길다. 공을 끝까지 끌고 나와 던지는 능력을 갖고 있다. 타자들이 위압감을 느낄 수 있다. 한 발 앞에서 던지는 느낌이 들 것이다. 그런 부분들을 다익손이 잘 활용한다면 좋은 결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또한 일본 마운드가 미국에 비해 많이 부드럽다. 발이 패이는 느낌을 많이 받을 것이다. 제구가 안된 부분은 그런 이유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듯 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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