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황에 따라 비활동기간을 조정하자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김태우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10개 구단 시즌 준비가 마무리 단계다. 전지훈련 일정이 거의 다 끝났고, 오는 12일부터 시범경기에 돌입한다. 이제 정규시즌 개막까지 2주 남았다.

팀별로 차이는 있었지만 올해는 전지훈련지 사정이 좋지 않았다는 게 특이점이다. 예정된 훈련 일정을 제대로 소화한 팀은 손에 꼽을 정도다. 전지훈련지로 주목받은 미국 애리조나와 일본 오키나와의 기상 상태가 나쁜 영향이 컸다. 애리조나는 2월 말까지 평년 기온을 한참 밑돌았다. 오키나와는 하루가 멀다고 비가 왔다.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단계가 있는데 이를 맞추기 쉽지 않았다.

엎친 데 겹친 격으로 작년처럼 개막도 빠르다. 올해 개막은 3월 23일이다. 2017년은 3월 31일, 2016년은 4월 1일이었다. 일주일 이상 빨라졌다. 늘어난 올스타 휴식기, 시즌이 끝난 뒤 열리는 프리미어12 일정을 맞추다 보니 그렇게 됐다. 작년과 올해 문제만은 아니다. 내년도 더 빡빡한 일정이 될 수 있다. 올림픽 휴식기를 편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비활동기간 운용의 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많다. 프런트보다는 현장의 아쉬움이 더 크다. 사령탑들은 현행 두 달의 비활동기간 준수는 바람직하다고 전제한다. 하지만 개막이 빨라짐에 따라 오히려 선수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우려한다. 이전에는 해외로 나가지 못하는 저연차·저연봉 선수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지금은 모든 선수로 시선이 확대된 것이다.

감독들은 “전지훈련 출발이 일주일만 빨랐어도 훨씬 나았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은 없지만 다양한 아이디어도 나온다. A구단 감독은 “이를테면 개막 두 달 전부터 전지훈련이 가능하다는 식으로 여유를 두는 방법이 가능할 것 같다. 4월에 개막하는 해와 올해와 일정이 같다는 건 문제가 있다. 개막 일정이야 어차피 전년에 확정된다. 그에 맞춰 비활동기간을 조절할 수 있지 않을까”고 했다.

B구단 감독은 “비활동기간 시작 시점을 11월 중순으로 당기는 방안도 가능할 것 같다. 1월보다는 11월 개인 훈련 여건이 더 낫다”고 말했다. 이 경우 구단 마무리훈련이 짧아지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2군 선수들은 마무리캠프를 더 일찍 시작하는 식의 방법을 쓸 수도 있다. 11월 말 날씨라면 굳이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몸을 정비하기 충분하다.

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의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다. 하지만 비활동기간 두 달을 보장하는 선이라면 큰 반대는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선수협 또한 저연차·저연봉 선수들의 훈련 여건 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활동기간 준수’를 처음 주장할 때보다는 확실히 여지가 생겼다. 구단과 선수협이 사전에 협의하거나, 선수가 직접 선수협의 허락을 받는 사례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이르면 올해 첫 감독자 회의에서 현장 목소리가 취합될 전망이다.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다양한 안을 수렴하는 것이 필요하다. 선수협 또한 사전에 내부 의견을 모아볼 필요가 있다. “해외 훈련비가 부담된다”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한편으로는 새 전지훈련지를 찾으려는 구단의 움직임도 시작됐다.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오키나와 때문이다. 오키나와 기상은 해마다 안 좋아지고 있다는 게 지배적인 목소리다. 다만 쉽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날이 따뜻한 대만은 습기가 많고, 한낮에는 덥다. 여기에 1군 선수단이 쓸 만한 경기장이 오키나와보다 적다. 미국 애리조나는 남는 경기장이 별로 없고, 괌이나 사이판 등은 경기장 시설은 물론 관리도 평균 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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