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이성필 기자] "지금은 함께하고 있지 않지만 남태희도 포함 가능하다."
그야말로 피를 말리는 치열한 격전지가 됐다. 벤투호 공격 2선 미드필더진을 보고 하는 말이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휘하는데 소득을 얻어 더 나갈 것인지 현상 유지를 할 것인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이재성(홀슈타인 킬)이 해결사 역할을 해줬다. 지난 22일 볼리비아전에서는 이청용(보훔)이 결승골을 터뜨리며 1-0 승리에 공헌했다.
2연전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수확 중 하나는 공격 2선의 포화가 최전방 투톱 전환을 끌어냈다는 점이다. 벤투 감독은 2연전에서 4-1-3-2 전형에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했다. 한국 축구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한 명을 두고 경기하는 것은 모험적이었지만, 벤투 감독은 신경 쓰지 않고 밀어 붙였다.
실험이 가능했던 것은 차고 넘치는 미드필더 자원 때문이다. 권창훈(디종)이 부상에서 복귀하면서 더 치열한 전쟁터가 됐다. 권창훈은 볼리비아전에서 측면 공격수로 출발해 중앙으로 이동했다. 직선적인 권창훈을 상대 수비를 흔드는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볼리비아전이 권창훈이었다면 콜롬비아전은 이재성이었다. 평소에도 보여줬던 왕성한 활동량에 패싱력까지 더해지면서 앞선의 두 공격수 손흥민, 황의조가 공격에만 전념하도록 만들어줬다. 골까지 터뜨리면서 콜롬비아 수비를 바보로 만들었다.
권창훈의 복귀와 이재성의 맹활약은 후배들에게 기다림을 선물했다. 베테랑 이청용까지 다포지션 소화 능력이 가능해 이강인(발렌시아)은 데뷔 기회를 갖지 못했고 이승우(엘라스 베로나)도 한 번만 교체 출전했다. 나상호(FC도쿄)만 겨우 선발, 교체로 기회를 얻었다.
공격 2선 자원이 많은 것은 벤투 감독에게는 기쁜 일이다. 그런데 벤투 감독은 미묘한 발언을 했다. 그는 "이 포지션은 지금 함께하고 있지 않지만, 남태희도 포함할 수 있다. 어떤 전형을 사용해도 지금 2선에는 기술 있는 선수가 많다. 이 포지션에 뛸 선수가 정말 많다"며 지난해 11월 호주 원정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부상당한 남태희(알두하일)를 언급했다.
남태희는 기술적이면서 공격 아래서 뒷공간을 촘촘하게 파고드는 역할이 뛰어나다. 남태희까지 염두에 뒀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2선 경쟁에서 중앙 미드필더 등 다른 역할을 해내야 하는 가능성도 생긴다.
벤투 감독은 "선수별 특징도 다르고 멀티플레이어 능력도 있다. 측면, 중앙에서 모두 뛸 수 있다. 옵션을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다. 황인범만 측면 플레이가 어렵다고 본다. 그래도 공격 능력이 뛰어나도 수비에서도 도움 받을 수 있다. 좋은 자원이 많아 상대적으로 안심을 할 수 있다"며 경기마다 다른 전략을 가져가는 동력으로 활용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