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현우 콜롬비아전 선방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 김효은 영상 기자] 조현우가 7경기 연속 벤치를 깨고 그라운드에 나왔다. 콜롬비아를 상대로 신들린 선방쇼를 보였다. 경기 막판, 동물적인 움직임은 러시아 월드컵에서 환호했던 그것이었다.

조현우의 최대 장점은 반사 신경과 안정적인 선방이다. 날렵한 움직임과 빠른 반사 신경으로 골문을 지킨다. 순간적인 판단도 빠르다. 공격수와 골키퍼가 1대1로 맞선 상황에서 빠르게 들어와 각도를 좁힌다. 여기에 공중볼도 강하다.

조현우는 2010년 19세 이하(U-19) 팀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후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 A대표팀에 합류했지만 주전과 거리는 멀었다. 대구FC 팬들에게는 아쉽지만, 대표팀에서는 그랬다. 2017년 11월 세르비아전에서 A대표팀 데뷔에 성공했다.

A대표팀 데뷔전은 강렬했다. 세르비아의 날카로운 프리킥을 빠르고 날렵하게 쳐 냈다. 이후에도 선방쇼는 계속됐다. 비록 1실점을 했지만, 울산문수경기장을 찾은 축구 팬들에게 ‘대구 데 헤아’ 조현우 이름을 새기기에 충분했다.

신태용 전 감독은 조현우를 눈여겨봤다.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 데려가 북한전과 한일전에 조현우를 기용했다.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최종 명단에도 포함돼 험난한 주전 경쟁을 했고, 조별리그 3경기에서 골키퍼 장갑을 꼈다.

조현우의 선방쇼는 러시아 월드컵에서 빛을 발했다. 스웨덴 공격수와 1대1 상황에서도 동물적인 반사 신경을 보였다. 영국 공영방송 ‘BBC’도 “무명에 가까운 선수지만 놀라운 활약을 보였다”라고 칭찬했다. 토마스 뮐러, 메수트 외질을 보유한 독일전에서도 놀라운 선방으로 한국의 승리를 견인했다.
▲ 조현우, 러시아 월드컵
월드컵이 끝나고 파울로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빌드업을 중시하는 벤투 감독은 조현우보다 발밑이 좋은 김승규에게 합격점을 준 모양이다. 2018년 10월, 파나마전을 제외하고 7경기 동안 벤치에서 기다렸고,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도 김승규에게 골키퍼 장갑을 넘겼다. 실제 축구계 관계자들은 “벤투 감독이 김승규를 선호하는 것 같다. 발밑 능력이 더 뛰어나다고 판단해서다”고 귀띔했다.

조현우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볼리비아전 이후 장염 증세로 김승규 출전이 어려워지자, 콜롬비아전에서 골문을 지켰다. 콜롬비아는 후반전 최정예 멤버(하메스 로드리게스, 라다멜 팔카오)로 한국 골문을 두드렸는데, 조현우 선방에 가로 막혔다. 실점 장면은 수비에 가려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 축구인들 생각이다. 

물론 점진적인 변화를 선택하는 벤투 감독 성향을 따지면, 6월 평가전에도 김승규가 장갑을 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월드컵 레벨에서 한국의 볼 점유보다 상대에 기회를 더 준다는 점을 고려하면 조현우에게 또 기회는 온다. 콜롬비아전 선방쇼로 벤투 감독이 행복할 고민을 했을 여지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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