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승호(왼쪽)와 이강인. 3월 A매치 기간 내내 둘의 A매치 데뷔 여부가 축구 팬들의 관심사였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이종현 기자 / 김성철 영상 기자] '벤투호'의 3월 A매치는 여러모로 '성공적'으로 평가받는다. 6경기 연속 A매치 매진, 볼리비아(1-0 승), 콜롬비아(2-1 승)전 2연승으로 분위기 회복, 새로운 전술 4-1-3-2 포메이션이 정착. 손흥민이 공격적인 투톱으로 출격해 득점까지 기록하며 '손흥민 활용법'을 찾았다. 다만 새롭게 A대표 팀에 합류한 이강인(발렌시아), 백승호(지로나)의 성인 대표 팀 데뷔 무산 그리고 이승우(엘라스 베로나)의 적은 출전 시간이 화두로 떠올랐다. 

이강인은 볼리비아전, 콜롬비아전 2연전에 명단에 포함됐지만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백승호는 볼리비아전은 관중석에서, 콜롬비아전에 명단에 들었지만 역시 출전하지 못했다. 이승우는 볼리비아전 후반 17분에 교체로 뛰며 약 30분 뛰었다. 콜롬비아전엔 결장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선수 기용에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그는 '대표 팀에 뽑는 것만으로도 선수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일관된 생각을 가졌다. 

다른 선수들 역시 감독의 생각에 공감했다. 손흥민은 "이 선수들이 대표 팀 훈련 캠프를 10일간 훈련하고. 이런 것만으로도 이 선수들이 10일 동안 성장하는 게 보였다"고 했다. 김민재 역시 "나이가 어리지만 프로 선수들이다. 각자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어린 나이에 대표 팀에 오는 것에 만족은 하지만, 경기 출전을 못 하는 것엔 만족하지 않고 있더라. 워낙 잘하는 애들이라 할 말은 없지만 팀에 가서 준비를 더 잘할 것이고 오기도 생겼을 것이다"며 대표 팀 발탁만으로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백승호는 콜롬비아전 이후 "(대표 팀 발탁 및 훈련이) 정말 좋았다. 형들이 운동을 어떻게 하는지 봤다. 소속팀에 돌아가서 잘 준비해야 한다. 소집 첫날 운동 당시 (이)청용이 형이 짧게 조언을 해줬다. (정)우영이 형, (손)흥민이 형도 마찬가지였다. 팀 운영을 알았다.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모든 선배가 좋더라. 이제는 소속팀에서 경기를 뛰는 것이 중요하다"며 대표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 손흥민(왼쪽)은 콜롬비아전 이후 A매치 데뷔를 치르지 못한 이강인을 위로했다. ⓒ곽혜미 기자

팬들 역시 경기 결과 못지않게 이강인, 백승호의 A매치 데뷔 그리고 이승우의 출전을 고대했다. 세 선수는 어리지만 실력이 뛰어나고 매력이 있는 선수들이다. 팬층이 꽤 두텁다. 

하지만 언론도 여론에 편승해 다른 선수들이 비판받는 경우가 생겼다. '저 선수를 기용하려면 이강인, 백승호, 이승우를 기용해라'라는 식이다.  

손흥민은 주장이기도 했지만, 10대 후반의 나이에 대표 팀에 발탁돼 에이스로 성장한 선수다. 대표 팀이 주는 에너지, 그리고 가치를 아는 선수다. 그는 콜롬비아전 이후 어린 선수들의 A매치 발탁을 넘은 출전에 대한 여론에 개인의 생각을 냈다. 주장으로서 조심스럽지만 할 이야기를 했다. 

"많은 축구 팬들, (이)강인이나 (백)승호나 (이)승우를 좋아하는 많은 축구 팬들이 계실거 아니에요? 사실 이런 말을 해서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이 선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중요하거든요. 대표 팀은 한국에서 축구를 잘하는 선수들만 다 데리고 온 상황이어서, 이 선수들이 대표 팀 훈련 캠프를 10일간 훈련하고 이런 것만으로도 이 선수들이 10일 동안 성장하는 게 보였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많은 축구 팬들의 마음이 이해돼요. 저도 이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싶으니깐. 이 선수들이 앞으로 더 성장하게끔 하려면 기다림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급하게 생각하면 미끄러지는 경우가 많아요. 차분하게 이 선수들이 성장하는 걸 즐기고 뒤에서 묵묵히 응원하면 알아서 선수들이 잘할 거라고 생각해요."

대표 팀은 그의 말대로 축구를 가장 잘하는 선수들이 모인 장소다. 누구 하나가 특별한 곳이 아니다. 잘하면 뛴 수 있는 곳이고, 소속감만으로도 성장하는 곳이다. 프로 팀에서 입지를 다니고 활약하면 대표 팀에 게속해서 뽑히는 선순환이 이어질 것이다. '주장' 손흥민은 선수 개개인보다 전원을 생각했다. 그리고 어린 선수들에 대해 '묵묵히' 기다려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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