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광현 ⓒ곽혜미 기자
▲ 김광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목표가 남달랐다. 다들 탈삼진왕을 보고 있을 때 그는 다승왕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 팀의 에이스로서 제 몫을 다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SK 에이스 김광현 이야기다.

김광현은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경기에서 6.2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잡아내며 5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11승(2패)째 승리였다. 이날 6개의 탈삼진을 추가하며 탈삼진 부문에서 116개로 112개의 린드블럼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다승 부문에선 13승의 린드블럼에 2승이 뒤져 있다. 현실적으로는 탈삼진 타이틀이 좀 더 가깝게 다가와 있다.

하지만 김광현은 남다른 목표를 갖고 있었다. 모두들 그가 탈삼진왕에 관심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였다. 슬라이더라는 뛰어난 무기를 갖고 있는 김광현은 탈삼진을 목표로 한다면 언제든 도전해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하지만 김광현은 좀 더 먼 곳을 보고 있었다. 탈삼진 1위보다는 다승왕을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다.

김광현은 "SK 왕조 시절에는 내가 어린 투수여서 아무 생각 없이 던졌다. 5이닝 무실점으로 투구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5이닝 100구를 기록하는 경기도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6이닝, 7이닝을 생각하고 던진다. 그러다 보니 이전보다 승수를 쌓는게 더 수월한 것 같다"며 "야수들에게 고맙다. 투수는 야수들의 도움을 받아 플레이한다. 그래서 감사하다. 기회를 주신 감독님과 코치님들께도 감사하다. 요즘은 6이닝 3실점을 생각하고 던진다. 이닝을 더 길게 끌자는 생각이 강해졌다. 점수를 줘도 타자들이 점수를 내줄 것이라고 믿고 던진다. 그래서 승수도 잘 쌓이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SK는 불펜이 탄탄한 팀이다. 하지만 양적으로는 풍부하지 못하다. 서진용-김태훈-하재훈으로 이어지는 승리조에 비해 다른 투수들은 힘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에이스로서 보다 긴 이닝 투구가 중요한 이유다.

김광현은 2년 전 팔꿈치 수술을 받은 이후 계속 팀의 관리를 받고 있다. 올 시즌에도 가급적 투구수 100개를 넘기지 않으려고 벤치가 움직이고 있다.

김광현은 보다 적은 투구수로 긴 이닝을 던지는 것으로 관리에 보답하려 하고 있다. 그 결과 중 하나로 6일 경기의 승리도 따라왔다.

탈삼진은 홀로 해결할 수 있는 타이틀이다. 탈삼진에 욕심을 낸다면 얼마든지 숫자를 늘릴 수 있는 것이 김광현이다.

염경엽 SK 감독은 "김광현이 탈삼진 부문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단지 그러다 보면 투구수가 늘어나고 긴 이닝 투구가 어려워지게 된다. 스스로 어떻게 마인드 컨트롤을 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대로 김광현은 탈삼진 부문에 대한 욕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최대한 타자의 방망이를 이끌어 내며 투구수를 절약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김광현은 "내가 다승왕을 차지한다는 건 팀이 그만큼 많이 이긴다는 뜻이다. 탈삼진보다는 다승에 좀 더 욕심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개인의 성취보다는 팀 와이번스의 승리에 보다 많은 기여를 하고 싶다는 뜻이다. 김광현이 그저 한 명의 선발투수가 아니라 에이스로 불릴 수 있는 이유다.

남다른 목표를 설정한 김광현이다. 그의 의지가 현실로 이뤄진다면 SK의 정규 시즌 우승도 그만큼 가까워질 수 있다.

개인의 성취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고 있는 에이스. 김광현의 존재감은 앞으로 더 주목받게 될 것이다.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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