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현철 기자] 6년 전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그는 멋진 수비로 없는 상도 만들었다. 스타 기질이 확실한 유망주. 올 시즌 드디어 1군에서 제 잠재력을 떨치기 시작했다. 두산 베어스 우투우타 외야수 박건우(25)가 프로 데뷔 이래 최고의 날을 스스로 장식했다.

박건우는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넥센 히어로즈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3-3으로 맞선 연장 10회말 1사 2루에서 좌완 김택형을 상대로 대타로 등장해 3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중간 끝내기 안타를 기록했다. 팀은 4-3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자신은 데일리 MVP로 선정되며 100만 원 상당의 타이어 교환권을 얻었다.

2009년 서울고 졸업 후 2차 2라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박건우는 모교와 청소년 대표팀 중심 타자로 주목 받으며 2008년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우승 주역으로 자리했다. 공수주 모두 뛰어나 5툴 플레이어로 가능성을 보였다. 당시 박종훈 두산 퓨처스팀 감독은 “1군에서 당장 자리 잡을 수 있는 선수는 정수빈이다. 그러나 미래를 보고 주전으로 기용할 만한 외야수는 박건우”라며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2009년 7월18일 춘천 의암구장에서 열린 퓨처스 올스타전. 당시 신용운(현 삼성, 당시 경찰청), 손아섭(롯데) 등이 출장했던 이 올스타전의 감투상 주인공은 신인 박건우였다. 그런데 사실 퓨처스 올스타 시상 부문에 감투상은 없었다. 경기 중반 중월 홈런성 타구를 북부팀 중견수였던 박건우가 메이저리그급 점프 캐치로 잡아 뜬공으로 둔갑시켰기 때문. 그 장면 하나로 박건우는 팀 패배 속에 감투상 타이틀을 차지했다. 어안이 벙벙한 가운데서도 박건우는 “그래도 나름대로 자랑할 거리가 생겼어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러나 이후 박건우는 조금 불운했다. 2010년 시즌 초반 팔 골절상으로 상당 기간을 결장했고 경찰청 입대 동기가 선배 민병헌이었다. 민병헌이 제대 후 1군 주전 우익수로 자리 잡으며 박건우의 기회가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47경기에 출장했으나 0.180의 낮은 타율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올해는 다르다. 박건우는 많은 경기에 출장하지 못했으나 70경기 타율 0.342 5홈런 26타점으로 녹록지 않은 공격력을 자랑했다. 최근 무릎 부상이 있어 선발 라인업에 꾸준하게 올리기는  무리가 있던 것이 사실. 시즌 막판 민병헌의 페이스 하락에도 박건우가 선발로 자주 출전하지 못했던 이유다.

이번 준플레이오프 1차전도 무릎 부상 여파가 남아 벤치에서 기회를 기다렸다. 그러나 기다리는 이에게 기회는 왔다. 박건우는 김택형의 슬라이더가 유인구성으로 흘러내렸으나 이를 정확하게 공략했다. 공은 우중간 외야 빈 곳으로 떨어졌고 2루 대주자 장민석은 유유히 홈을 밟으며 팀 끝내기 득점을 올렸다. 6년 전 퓨처스리그 가장 큰 무대에서 빛났던 박건우는 1군에서 가장 빛나는 가을 야구에서 찬란한 안타로 포효했다.

[영상] 박건우 끝내기타 ⓒ 영상편집 정지은.

[사진] 박건우 ⓒ 잠실, 한희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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