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남고 2학년 서준원(롯데). ⓒ WBSC 홈페이지
[스포티비뉴스=울산, 신원철 기자] '기장의 아이들'이 첫 걸음을 내딛는다. 한국은 30일부터 부산시 기장-현대차 드림볼파크에서 열릴 제29회 18세 이하 야구월드컵에서 2008년 이후 11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2년 연속 청소년 대표팀을 경험한 롯데 서준원에게 국제대회에서 느낀 점을 들어봤다. 

서준원은 2017년 캐나다 선더베이에서 열린 28회 18세 이하 야구월드컵에 김기훈(광주일고-KIA)과 함께 '유이한' 2학년으로 참가했다. 그만큼 떡잎이 남달랐다. 지난해에는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BFA 18세 이하 아시아 선수권대회에서 일본 타자들을 압도하는 강속구를 던져 주목받았다. 

- 미국 선수들은 체격부터 훨씬 크지 않나. 상대할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한국은 2017년 캐나다 대회에서 9전 7승 2패로 준우승했다. 2패 모두 미국전. 슈퍼라운드 0-2, 결승전 0-8 완패였다). 

"피지컬이 남달라요. 딱 봤을 때 저 선수들이 동갑이 맞나 싶어요. 절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몸 풀 때 보면 같은 고등학생 같다가도, 막상 경기 해보면 또 미국 선수들은 다르구나 싶더라고요. 다른 팀들은 고만고만해요. 한일전도 분위기만 그렇지 경기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은데, 미국은 다르더라고요."

"저랑 동갑인데 150km 넘는 공을 쉽게 던지는 선수가 있었어요. 핸킨스였나? (강)백호 형은 안타를 치기는 하는데 헛스윙도 했어요. 지금 뭐 하는지 모르겠네(이던 핸킨스는 2018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5순위로 클리블랜드에 입단했다)."

▲ 서준원이 감탄한 미국 투수, 이던 핸킨스. ⓒ WBSC 홈페이지
- 한일전은 어떤 마음으로 뛰었나(2017년 캐나다 대회 슈퍼라운드 6-4 승리, 2018년 아시아 선수권대회 예선 3-1 승리).

"대표팀은 고등학교에서 잘하는 선수만 모아서 하는 거니까, 재미있게 하고 오면 될 거 같아요. 즐기면서 하면 돼요. 한국이 국제대회에서 야구를 못 하는 나라가 아니니까. 아무리 160km를 던지는 투수가 있어도 혼자 9이닝 다 던지는 거 아니면 어떻게든 이길 수 있어요. 프리미어12 때 그랬잖아요. 한국에도 150km 던지는 투수는 있어요. 좋은 타자들도 있으니까. 또 한국은 다 프로 가는 선수들이잖아요. 후배들도 구속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요. 미리 알면 재미 없을 수도 있는데, 모르는 것보다는 낫죠."

"제가 일본이랑 할 때는 2학년 때는 캐나다였고 3학년 때는 일본(미야자키). 일본에서 하다 보니까 분위기가 다르긴 했어요. 저는 고등학교 야구에 관중이 꽉 찬 건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흥분이 되더라고요. 몸이 금방 뜨거워지고. 아드레날린이 솟는다고 하나? 저는 마무리로 나갔는데 자존심이 있으니까 상대 투수보다 1km는 더 빠르게 던지겠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때 요시다 고세이(닛폰햄)가 150km가 나왔던데(서준원은 최고 153km를 던졌다)."

- 일본 선수들은 나무 배트 적응이 잘 안 되는 것 같던데. 상대하는 요령이 있다면.  

"직구 던지면 못 쳐요. 140km 후반이면 바깥쪽 직구만 잘 던져도 방망이가 못 따라가요. 제가 만났을 때는 그랬어요."

"가능한 1~2점 일찍 뽑고 실수 안 하면서 막아주면 얼마든지 일본을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일본이 다가 아니니까요. 대만도 좋은 투수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또 미국에서도 좋은 투수 나올 수 있고. 한국에는 최준용(경남고-롯데)!"

▲ 2017년 18세 이하 야구월드컵에서 일본을 꺾은 한국. ⓒ WBSC 홈페이지

- 2년 연속 대표팀을 경험했다. 국제대회에서 배운 점이 있다면. 

"배운 점은…배웠다기 보다는 야구를 더 재미있게 하는 방법을 깨달은 것 같아요. 저는 (강)백호, (곽) 빈, (양)창섭이 형이랑 같이 했잖아요. 뒤처지고 싶지 않았어요. 한국에서 고교 대회에 나가면 한 번만 잘해도 계속 주목을 받아요. 그런데 대표팀 가면 하루 잘해도 다음 날 끝이에요."

- 결국 중요한 건 '하던대로' 일까. 

"하던대로 하면 돼요. 한국에서 야구 제일 잘 하는 고등학생들이 모인 거잖아요. 자기 야구를 즐기지 못할 이유가 없어요. 내가 잘하니까 뽑힌 거라는 생각을 갖고 자기 실력만 발휘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 서준원은 모두가 주인공인 대표팀에서도 특별한 존재감을 지닌 선수가 딱 1명 있었다고 했다. kt 강백호다. 프로에서 상대 전적은 8타수 6안타. 홈런 1개와 2루타 2개를 맞았다.   

"백호 형만 달랐어요. 세계에서도 다 인정했어요. 캐나다에서도 카메라가 막 다 달라붙어서…정말 대단한 형이에요.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야구를 하고, 지금 대표팀 동생들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아 (최)준용이가 한 번 놀러 오라고 했는데…가야 되는데…."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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