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스토브리그' 포스터. 제공| SBS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확실히 어디서 많이 본 듯도 하고, 처음 보는 생경한 장면이기도 하다. 생중계 화면에서 본 수비 실수가 나오는가 하면, 궁금했던 프로야구단 프런트들의 오늘의 현실과 내일에 대한 고민이 전파를 타고 생생하게 전달된다. '스토브리그'는 진짜 같은 야구, 전쟁 같은 프로야구단 프런트를 통해 성장을 이야기한다.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극본 이신화, 연출 정동윤)가 조금씩 입소문을 타고 있다. 지금까지 수많은 드라마가 야구, 혹은 야구 선수들을 다룬 적은 있었지만 이들을 뒤에서 돕는 프런트를 조명한 것은 처음이다. 야구를 주요 소재로 하지만, 분명 스포츠 드라마는 아니다. 오히려 '스토브리그'는 오피스 드라마에 가깝다. 

드림즈의 성적은 '꼴찌'를 자처하는 듯하다. 선수들에게도, 감독-코치진에게도, 심지어 프런트들에게도 어느새 패배는 당연한 것이 됐다. 시즌 마지막 경기를 엉망으로 마무리했지만 선수들은 팬들 앞에서 낄낄 웃고, 감독은 아무런 힘이 없으며, 코치들은 경기 도중에 서로의 멱살을 붙잡는다. 이들을 바꾸기 위해 자칭 '우승 청부사'라 불리는 단장이 부임하고, 영구결번을 앞두고 있지만, 팀 성장에 악영향을 끼치는 프랜차이즈 스타를 '시원하게' 트레이드한다. 

확실히 '스토브리그'는 리얼하면서도 흥미롭다. 현실과 허구를 오가는 '스토브리그' 속 이야기가 설득력을 가지는 것은 오래 준비한 탄탄한 대본의 힘이다. 극본을 맡은 이신화 작가는 프로야구단이 다음 시즌을 준비하는 기간을 뜻하는 스토브리그 이야기를 다루기 위해 오랜 시간 조사에 공을 들였다. 

▲ '스토브리그' 주연을 맡은 오정세, 남궁민, 박은빈, 조병규(왼쪽부터). ⓒ한희재 기자

이신화 작가는 스포티비뉴스에 "대본을 집필한 기간이 길었기에 취재를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해왔다. 공식적으로 제작 협조를 해주고 있는 SK와이번스와 한화이글스의 도움이 가장 컸다. 그 외에도 복수의 구단 관계자 여러분들과 여러 야구인들이 도움을 주셨다"고 말했다. 

방송이 끝난 후 공개된 대본 자문위원만 총 18명. 엔딩 크레딧에 대본에 자문을 해준 이들의 이름이 공개됐기에 여러 추측도 이어졌지만, 제작진은 스포티비뉴스에 "팬들이 추측하는 일부 인물은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야구인들은 흔쾌히 자문에 참가했다는 후문. 이 작가는 "대본 자문위원들은 대부분 제작사의 도움을 받아 접촉했다. 또 야구학회에 참석했다가 우연히 도움을 청한 분도 있고, 지인의 지인을 거쳐 연락을 취한 분도 있다. 대면, 전화, 서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인터뷰를 했다. 대부분 야구 발전과 흥행을 위해 야구 소재의 드라마가 나오는 것에 매우 기분 좋게 대가 없이 응해 주셨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야구 팬들이 입을 모아 얘기하는 것은 바로 '그 구단' 이야기 같다는 것이다. 물론 각자 생각하는 '그 구단'이 다를테지만, 야구 팬들은 각각의 그럴듯한 이유로 드림즈의 모티프가 된 팀을 추측하고 있다. 이신화 작가는 이 점을 우려하며 "드림즈는 가상의 팀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신화 작가는 "한 가지 걱정스러운 것은 자문위원단의 이름을 두고 특정구단들을 드림즈로 오해하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 다소 우려스럽다. 드림즈는 작가의 상상에 의한 가상의 구단이고 극중 드림즈와 선수에 관한 부정적인 묘사들 또한 마찬가지다"라며 "야구단의 운영에 대해 속속들이 알지 못 하는 부분을 도와준 고마운 분들에게 해가 없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밝혔다. 

이제 막 시작한 '스토브리그'는 프로야구의 긴장감과 사람들이 사는 진한 이야기를 담아 점차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과연 '스토브리그'가 '야잘알(야구 잘 아는 사람들)'이 탄탄하게 쌓은 스토리로 '야알못(야구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을 어떻게 사로잡을지, 야구를 바탕으로 한 인간내 나는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갈지도 지켜볼 일이다.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mari@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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