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UFC 특별취재팀 이교덕 기자·이정수 객원 기자] 요안나 예드제칙(28·폴란드)은 시간이 나면 머리를 하고 손톱 관리를 받는 20대 여성이다.

그는 지난 10일 스포티비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체육관 밖에선 평범하다. 운동화와 청바지를 모으는 취미가 있다. 오래 사귄 남자 친구가 있다. 대학교에서 체육 교육을 전공할 때 만났다. 그는 날 사랑한다. 그래서 행복하다"며 웃었다.

하지만 전투 모드로 들어가면 요안나는 '야차'로 변한다. 독설로 상대를 공격한다. 기자회견이나 계체 때 눈싸움을 피하지 않고 신경전을 펼친다. 옥타곤 안에선 항상 KO를 노린다.

그는 "가끔 하이힐을 신고 드레스도 입지만, 그건 토요일 휴일이다. 난 UFC의 전사다. 그들이 원할 때면 언제든 싸울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훈련은 일상"이라고 밝혔다.

스스로도 평소 자신과 옥타곤 안에서 경기하는 자신이 너무 달라 깜짝 놀란다. 최근 UFC 홈페이지 인터뷰에서 "경기하는 내 모습을 영상이나 사진으로 볼 때 어색하다. 다른 사람 같아서 싫다. 하지만 이것이 내 일이다. 경쟁하는 것을 사랑한다. 상대를 다치게 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 솔직히 트래시 토크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상대가 다가오면 난 스위치를 켜야 한다. 그것뿐이다"고 말했다.

지금은 다시 스위치를 켠 상태다. 10승 무패로 UFC 여성 스트로급 챔피언에 올라 있는 요안나는 오는 15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UFC 193에서 도전자 발레리 레투르노(32·캐나다)를 맞아 타이틀 2차 방어전을 갖는다.

요안나는 "발레리는 UFC에서 만나는 가장 강한 상대다. 타격가면서도 그라운드 기술이 좋다. KO 능력도 있다. 타이틀 도전권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파이터다.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경계하면서도, 지난 9월 '고 빅(Go Big)' 기자회견에서 그가 주먹으로 자신을 위협한 일을 떠올리며 피식했다.

"내가 기에 눌리길 바랐나 보다. 멜버른 기자회견에서 다시 만났을 때, 제대로 신경전을 걸었다. 발레리가 흔들리는 걸 느꼈다. 이미 이번 경기에서 내가 이겼다. 결과는 정해져 있다"고 말했다. 실제 경기만큼이나 신경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안나의 전투는 이미 시작돼 있었다.

"코너 맥그리거, 론다 로우지, 그리고 요안나 예드제칙 가운데 누가 가장 뛰어난 독설가인가"라는 질문에 "코너 맥그리거를 이길 순 없다"고 답한 요안나지만, 적어도 UFC 여성 스트로급에선 그를 당할 자가 없다.

우리나라 대표 여성 파이터 '함더레이 실바' 함서희(28·부산 팀 매드)가 요안나와 타격전을 원한다는 말을 전했을 때 승부욕이 꿈틀거렸는지, 그는 곧바로 독설가로 변했다.

함서희는 지난 7월 팟캐스트 라디오쇼 '이교덕의 수신자부담'(http://www.podbbang.com/ch/9875?e=21754347)에서 챔피언 요안나를 언급한 바 있다. 

"어네스토 호스트의 제자로 예전부터 뛰어난 타격가라는 소문을 듣고 있었는데, 종합격투기에서 이렇게 활약할지는 몰랐다. 이제까지 상대들은 요안나를 제대로 압박하지 못했지만, 나는 타격전에서 요안나가 자기 게임을 풀어 가지 못하도록 맞설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먼저 "우리나라에 뛰어난 타격가 함서희가 있다"고 말했을 때, 요안나는 이미 알고 있다고 답했다. "2주 후 UFC 서울 대회에서 경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의 상대 코트니가 최근 나와 훈련했다. 나도 서울에 갈 예정이다. 그때 봤으면 좋겠다"며 "그는 좋은 파이터다. 모든 UFC 파이터들이 좋다. 그에 대한 특별한 의견이나 감정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어 "함서희가 당신과 타격전을 펼치면 좋은 경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요안나는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모든 파이터들이 나와 싸우고 싶어 한다. 난 챔피언이니까"라고 막아서더니 "그의 이름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 발음이 어떻게 되나? 클라우디아 가델라, 발레리 레투르노, 페이지 밴잰트 등 여러 도전자들이 있다. 나와 경기하려면 더 많이 알려져야 한다"고 했다.

마지막엔 "벨트를 가지려면 날 이겨야 한다. 그런데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코트니 케이시(28·미국)는 요안나와 훈련하며 함서희를 대비했다. 함서희는 오는 28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서울 대회'에서 170cm 장신 그래플러 코트니 케이시를 꺾어 요안나에게 강인한 인상을 남길 필요가 있다.

요안나가 기꺼이 '야누스'가 될 수 있는 건, UFC 파이터의 삶을 꿈꿔 왔기 때문이다. "15개월 전만 해도 옥타곤에 서는 것이 꿈이었다. 그리고 UFC 선수들과 만나는 것이 꿈이었다. 그런데 이제 그들이 나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광스럽다"며 "난 UFC 파이터들을 좋아하고 응원한다. 그들이 날 응원하는 것이 좋다. 그들 역시 내가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요안나는 2주 후 서울에서 한국 팬들을 만나고 싶다고도 했다. "타이틀을 방어한 뒤 벨트를 들고 서울로 가겠다. 많은 팬들과 만나길 바란다. 이번 주 경기를 지켜봐 달라"고 부탁했다.

요안나 예드제칙과 발레리 레투르노가 코메인이벤트에서 싸우는 UFC 193은 15일 오전 11시 30분 SPOTV2에서 위성 생중계된다. 메인이벤트에선 여성 밴텀급 챔피언 론다 로우지가 홀리 홈과 만난다. 마크 헌트와 안토니오 실바가 호주에서 다시 만나 대결한다.

■ UFC 193 대진

-메인 카드

[여성 밴텀급 타이틀전] 론다 로우지 vs 홀리 홈
[여성 스트로급 타이틀전] 요안나 예드제칙 vs 발레리 레투르노
[헤비급] 마크 헌트 vs 안토니오 실바
[미들급] 유라이아 홀 vs 로버트 휘태커
[헤비급] 스테판 스트루브 vs 자레드 로숄트

- 언더 카드

[라이트급] 제이크 매튜스 vs 아크바르 아레올라
[라이트헤비급] 앤서니 페로시 vs 기안 빌란테
[플라이급] 리치 바쿨릭 vs 대니 마르티네즈
[미들급] 다니엘 켈리 vs 스티브 몽고메리
[웰터급] 리차드 월시 vs 스티븐 케네디
[라이트급] 제임스 문타스리 vs 안톤 자피어
[플라이급] 벤 은구옌 vs 라이언 베노이트

[사진1] 요안나 예드제칙 ⓒUFC.com [사진2] 함서희 ⓒ스포티비뉴스 한희재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