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UFC 특별취재팀 이교덕 기자] 미르코 크로캅(41·크로아티아)은 금지 약물인 성장 호르몬을 다친 왼쪽 어깨에 주사했다고 인정했다.
그는 13일(한국 시간) 자신의 홈페이지(www.mirkofilipovic.com)에 "어깨에 문제가 생겼을 때, 마사지나 얼음 찜질 등 기본적인 방법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어깨에 바로 혈장(blood plasma)을 주입했다. 주사를 할 때마다 빨리 낫기 위해 성장 호르몬을 섞었다"며 "성장 호르몬은 금지 약물 성분 가운데 하나다. 나도 이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깨를 치료하기 위해선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크로캅은 오는 28일 'UFC 파이트 나이트 서울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UFC의 의뢰로 지난 7월부터 선수들의 약물 검사를 진행하는 미국 반 도핑 기구(The U.S. Anti-Doping Agency·USADA)가 찾아왔을 때 협조했고, 곧장 자신이 성장 호르몬을 썼다는 사실을 UFC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안타깝게도 유일한 치료법은 안정과 휴식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됐다. 그러나 필사적인 한 남자는 당시 뭐라도 해야 했다. 혈장과 성장 호르몬을 주입하고 6일 후 USADA가 검사를 하기 위해 날 찾아왔다. 혈액과 소변 샘플을 제출하고 즉시 UFC에 이를 알렸다. 혈장과 성장 호르몬을 맞았다는 사실을 모두 털어놨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난 이번 경기를 뛰고 싶었다. 만약 8개월 동안 쉬었다가 경기를 뛰지 못하는 것이면, 내 경력도 끝난다는 걸 알았다. 5, 6개월을 더 기다릴 수 없었다"며 "성장 호르몬은 경기력을 올리는 테스토스테론이나 아나볼릭 스테로이드 같은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규정에 위반된다. 지난주 금요일만 해도 난 경기를 취소하지 마라고 UFC에 부탁하고 있었다. 나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싸우려고 했다"고 호소했다.
크로캅은 지난 10일 갑작스럽게 은퇴를 선언했다. 그런데 이틀 뒤인 12일 UFC는 홈페이지에 "오는 28일 UFC 파이트 나이트 서울 대회에서 펼쳐질 예정이었던 크로캅과 앤서니 해밀턴의 경기를 취소한다. USADA는 크로캅이 UFC의 반 도핑 정책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어 일시적으로 출전을 금지한다고 UFC와 크로캅에게 통보했다"고 깜짝 발표했다.
즉, 크로캅이 부상을 언급하며 은퇴를 선언하지 않았어도 불시 약물 검사를 통과하지 못해 어차피 UFC 서울 대회는 나서지 못할 상황이었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크로캅은 USADA의 약물 검사 결과와 상관없이 더 이상 몸이 훈련을 지탱할 수 없어 은퇴를 결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USADA 때문이 아니라 부상 때문에 선수 생활을 마감한 것"이라며 "은퇴하고 첫날 여러 문제들을 안게 됐다. 난 아마 은퇴 후 출전 금지 징계를 받는 첫 번째 파이터일 것이다. 아마도 그들(USADA)은 잘 알려진 선수를 제재하는 것을 성과로 생각하나 보다"고 말했다.
"월요일 MRI 결과를 받았다. 근육이 파열됐고 힘줄이 손상됐으며 어깨에 물이 찼다는 내용이었다. 그때 난 좌절했고, 은퇴를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크로캅은 약물 검사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그 전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지속적으로 약물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부상을 위해 이번만 쓴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난 UFC에 USADA로 찾아가 내 사정을 말하겠다고 했다. 난 기꺼이 경기 전과 후에 테스트(경기 기간 내 약물 검사)를 받으려고 했다. UFC에서 다섯 차례나 검사를 받았고, 마지막은 가브리엘 곤자가 전 이후였다. 모두 이상 없이 통과했다. 이제 불법 약물을 썼고 도핑을 했다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하지만 정말 그런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UFC는 계속된 주요 선수들의 약물 검사 양성반응으로 불시 약물 검사를 강화했다. 지난 7월부터 USADA에 소속 선수들의 검사 진행을 맡겼다. 크로캅은 UFC가 새로운 반 도핑 정책을 시행하고 불시 약물 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첫 번째 파이터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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