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이제까지 론다 로우지(28·미국)의 압박을 버틴 선수가 없었다. 로우지는 뒷걸음치는 상대를 잡아 넘어뜨리고 그라운드에서 암바로 경기를 끝내 왔다. 12승 가운데 암바 서브미션승만 9승이었다.

지난 8월 UFC 190에선 베치 코헤이아를 1라운드 시작 34초 만에 펀치로 쓰러뜨렸다. 타격도 일취월장해 적수가 없는 절대 강자로 군림했다.

하지만 홀리 홈(34·미국) 앞에서만큼은 무기력했다. 15일 호주 멜버른 에디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UFC 193 메인이벤트에서 2라운드 59초 홈의 하이킥에 실신 KO패하고 말았다. 데뷔 후 첫 번째 패배였다.


로우지의 필승 공식이 깨졌다.

스텝이 좋고 거리 감각이 뛰어난 홈을 상대로는 전진 압박이 통하지 않았다. 맷집을 믿고 들어가다가 여러 차례 왼손 카운터를 허용했다. 겨우 클린치를 잡아도 테이크다운에 성공하지 못하니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홈은 38전 33승 3무 2패의 프로 복싱 전적을 지닌 타격가다. 사우스포로 아웃 파이팅에 능하다. 킥복싱도 오랫동안 훈련했다. 강력한 킥의 소유자로, 5번이나 킥으로 KO승을 기록한 적이 있다.

뚜껑을 열어 보니, 홈은 로우지의 확실한 천적이었다. 게다가 패턴이 모두 노출된 로우지에 대한 대비가 확실했던 것이 완승으로 이어졌다. 홈은 로우지에게 붙잡혔을 때 중심을 뒤로 두고 유도식 허리후리기를 방어했다. 그라운드로 가지 못하고 타격에서 몰리니, 제아무리 로우지도 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로우지는 12경기에서 판정으로 가 본 적이 없다. 2013년 12월 UFC 168 미사 테이트 전만 3라운드까지 끌고 갔을 뿐, 나머지 11경기는 모두 1라운드 안에 끝냈다. 최근 3경기의 시간은 1라운드 16초, 14초, 34초였다.

데미지를 입은 채 2라운드를 맞이한 로우지는 서둘렀다. 첫 라운드에 밀린 경험은 처음. 여기서 위기 관리에 들어가야 했지만 그는 호흡을 조절할 시간도 없이 홈에게 무작정 붙었다.

동작이 커지니 홈은 오히려 여유로워졌다. 로우지의 궤적이 큰 펀치를 보고, 고개를 숙이고 사이드 스텝을 밟으며 유유히 빠져나갔다. 헛손질을 한 로우지는 중심을 잃고 무릎을 꿇었다. 굴욕적인 장면이었다.

천적 홈의 경기 운영에 그렇게 완벽해 보이던 로우지도 여러 허점을 노출했다. 영원한 강자도, 절대적인 강자도 격투기 세계엔 없다. 상대성이 있다.

이제 UFC 체급별 절대 강자로 평가 받는 파이터는 라이트헤비급 존 존스, 페더급 조제 알도, 플라이급 드미트리우스 존슨 뿐이다.

[사진] 홀리 홈의 펀치를 맞는 론다 로우지 ⓒGettyimages

[영상] 론다 로우지 대 홀리 홈 하이라이트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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