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습경기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시즌 기대감을 높인 멜 로하스 주니어 ⓒkt위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kt의 지난해 타선은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다. 팀 타율(.277), 팀 OPS(.729), 팀 조정 득점 생산(102.8)에서 모두 리그 4위에 올랐다. 요약하면 리그 평균을 조금 웃도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리그를 강타한 타고 조정 흐름에 전반적인 활약상이 마운드에 조금 가린 측면이 있었다. “이제 kt는 마운드의 팀”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유한준 강백호 등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팀 타격에 불이 붙지 않은 이유가 있었다. 바로 중심타선에서 하위타선으로 내려가는 고리에 있는 선수들의 활약이 예년에 비해 저조했다. 정상급 3개 팀(키움·두산·NC)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는 역부족이었다. 

멜 로하스 주니어(30), 황재균(33), 박경수(36)와 같은 선수들이었다. 기대에는 다소 못 미친 성적이었다. 골든글러브 수상에도 불구하고 로하스의 타격은 “영양가가 조금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았다. 황재균은 전반기에 부진했고, ‘20홈런 2루수’였던 박경수의 타율은 0.247로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는 좋은 조짐이 보인다. 세 선수가 전지훈련 연습경기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시즌을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둔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던 로하스는 올해 철저하게 몸을 만들어왔다. 준비를 연습경기 성적으로 증명했다. 로하스는 연습경기 6경기에서 타율 0.462, 1홈런, 6타점, OPS 1.269를 기록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제한된 타석을 소화했음에도 불구하고 타점은 팀 내에서 가장 많았다. kt가 바라던 해결사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외야 수비도 한결 괜찮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역시 운동의 방향성을 바꾸며 절치부심한 황재균 또한 방망이가 가벼웠다. 황재균도 6경기에서 타율 0.417, OPS 0.962를 기록하는 등 감이 뜨거웠다. 지난해 장타에 초점을 맞췄던 황재균은 올해 체지방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등 몸을 가볍게 만들었다. 가벼운 타격은 물론 뛰는 야구까지 모두 잡겠다는 스스로의 의지가 대단했다.

출장 안배가 철저했던 박경수도 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는 평가였다. 박경수는 타율 0.500에 1홈런, 4타점을 기록하며 몸을 풀었다. 표본이 많지는 않지만 구단의 배려에 부응했다. 자기 루틴이 확실한 선수답게 전체적인 컨디션을 잘 만들어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세 선수는 모두 일발장타를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다. 2018년 로하스는 43개, 황재균과 박경수는 나란히 20개의 홈런을 때렸다. 이 선수들이 5~7번에 배치돼 주자를 쓸어 담는다면 kt 타선은 폭발력을 더할 수 있다. 올해 타선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그 외에도 주목을 모은 선수들이 있었다. 단순히 연습경기 성적이 좋아서가 아니라 내용도 괜찮았던 선수들이 더러 있다. 야수 MVP급 활약을 펼친 박승욱은 타율 5할을 기록했다. 박승욱은 기동력도 갖춘 선수다. 이강철 감독의 전략 구상에 예상보다 큰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 

내야 백업 경쟁을 벌이는 강민국(.455)과 천성호(.333)의 방망이도 좋았다. 지난해까지 kt의 내야 백업에서는 타격을 기대하기 쉽지 않았던 게 사실. 올해는 다를, 좋은 조짐이 보인다. 다만 1루수 경쟁을 벌이는 오태곤 문상철의 방망이에 불이 붙지 않았다는 것은 이강철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이다. 1루를 둘러싼 고민은 시즌 개막까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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