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라이온즈 ⓒ 삼성 라이온즈
해외 스프링캠프를 떠났던 KBO리그 10개 구단이 속속 돌아온다. LG가 가장 먼저 7일 한국행 비행기를 타면서 다른 팀들도 줄줄이 귀국길을 준비하고 있다. 2월 1일부터 한 달여 동안 진행한 스프링캠프. 무엇을 얻고 어떤 희망을 발견했을까. 또한 앞으로 보완해야할 불안요소와 지켜봐야할 체크포인트는 무엇일까. 스포티비뉴스는 3일에 걸쳐 '우리팀을 말해줘' 시리즈를 싣는다. 각 구단 담당기자가 취재한 스프링캠프의 방대한 내용을 압축해 핵심 포인트만 짚었다. 한눈에 보는 10개 구단 스프링캠프 결산이다. <편집자주>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왕조 시절은 옛말이 됐다. 어느덧 '명가 삼성 라이온즈'보다는 '약체 삼성 라이온즈'가 더 어울리는 팀이 됐다. 왕조 이후 최근 4년(2016~2019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다. 하위권에 허덕이며 가능성'만' 이야기하는 팀이 됐다.

지난 시즌이 끝나자마자 삼성은 승부수를 던졌다. 지도자 경력이 없는 허삼영 전력분석팀장을 감독에 앉혔다. 투수로 프로에 입문했지만, 1군 무대 경험이 많이 없는 그는 최고의 분석 지원으로 삼성 왕조 시절에 큰 힘을 보탰다. 이제는 전면에 나서서 삼성을 이끌게 된다.

삼성의 현 전력을 놓고 대부분의 전문가와 팬들은 "하위권을 벗어나기 힘들다"고 점치고 있다. 벌써부터 꼴찌를 예상하는 이들도 많다.

허 감독은 전력에서 열세인 팀이 이기기 위한 방법으로 작전과 기본을 강조했다. 스몰볼과 탄탄한 수비력으로 치열한 144경기 경쟁을 이겨보겠다는 게 허 감독 구상이다. 구상 실현을 위해서는 많은 전제조건이 깔린다. '허삼영호'의 전제조건이 될 수 있는 선수들을 살펴보자. 

◆주요선수 IN&OUT
▶IN : 오승환(7년 만의 복귀), 데이비드 뷰캐넌, 타일러 살라디노(외국인선수), 노성호(2차 드래프트)
▶OUT : 다린 러프(재계약 포기), 최충연(150경기 출장정지), 김성훈(2차 드래프트), 손주인(은퇴)
▲ 벤 라이블리-데이비드 뷰캐넌-오승환(왼쪽부터) ⓒ 삼성 라이온즈

◆우리팀 강추! 외국인선수

▶지긋지긋 '잔혹사', 이제 그만….

삼성은 대표적으로 외국인 선수를 잘 뽑지 못하는 팀이다. 왕조 시절 이후 삼성이 추락한 큰 이유 가운데 하나가 외국인 선수 실패다. 윤성환을 제외하고 왕조 시절 선발투수들은 팀을 떠났다. 거기에 외국인 선수 부진이 더해지자 삼성은 무너졌다.

일단 올 시즌 외국인 선발투수 시작은 지나온 시즌들과 다르다. 어느 정도 검증을 마친 벤 라이블리가 올 시즌에도 나선다. 지난해 시즌 막바지 9경기에 나섰던 라이블리는 1완봉승을 포함해 4승4패, 3점대(3.95)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등 가능성을 보여줬다. 그러나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2이닝 동안 9실점(8월 25일)을 기록하기도 했다. 경기력이 일정하지 않다는 평가를 뒤집기 위해 라이블리는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새롭게 합류한 투수 데이비드 뷰캐넌은 시즌 전부터 기대를 높이고 있다. 스프링캠프 때 철저한 스케줄 훈련과 자기 식단 관리로 프로의 자세가 어떤 것인지 보여줬다. 일본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3년 뛴 경험이 있다. 아시아 야구 적응은 이미 끝난 상황이다.

땅볼 유도 능력이 장점으로 알려진 뷰캐넌은 연습경기에서 자신의 장기를 자랑했다. 청백전에서 2이닝 2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펼쳤던 뷰캐넌은 LG 트윈스와 연습경기에서 김현수-채은성-로베르토 라모스-이형종-김민성-오지환 등으로 이뤄진 주전 타선을 상대했다. 채은성, 라모스, 김민성, 오지환을 내야 땅볼로 돌려세우며 삼성이 바라던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부상만 없다면, 삼성이 바라던 외국인 선발투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3년 동안 삼성 4번타자로 활약하며 최근 삼성 외국인 영입 성공 사례로 꼽히는 러프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갔다. 그 자리에 들어온 타자 타일러 살라디노에 대한 평가가 갈린다. 살라디노는 거포가 아닌 내야 유틸리티가 가능한 중거리 타자다. 스프링캠프 기간 치러진 일본팀과 연습경기에서 연이어 2루타를 날리며 중거리 타자의 힘을 보여줬다. 러프와는 다른 스타일로 삼성을 웃게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선수로 평가를 받고 있다.

허 감독은 "기본적으로 외국인 선발투수들에게는 승패 관계없이 25경기, 170이닝 이상을 던져줘야 한다고 주문했다. 외국인 투수들이 잘 돌아가야 신인급 투수들이 나은 상황에서 기회를 받을 수 있다"면서 "살라디노는 정해진 포지션 없이 팀이 취약한 위치를 맡아주기로 했다. 타순도 취약한 곳에 들어가기로 했다. 공격에서 자기 몫을 충분히 해줄 것으로 믿고 있다"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오승환은 지난해 삼성과 계약한 뒤 8월 10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방문해 팬들 앞에 서서 인사를 했다. 오승환이 가세하는 불펜은 삼성이 올해 가장 경쟁력을 갖추는 부분이 될 듯하다. ⓒ삼성 라이온즈

◆우리팀 강추! 새 얼굴 새 전력

▶'끝판대장'이 돌아왔다.

엄밀히 따지면 새 얼굴은 아니다. 그러나 이만한 새로운 전력은 없다. 7년 만에 돌아오는 '끝판대장' 오승환의 복귀는 천군만마다. 해외 원정 도박 징계로 시즌 초 출전이 어렵지만, 5월부터(일정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경기에 나설 수 있다. 오승환은 최지광, 이승현, 임현준, 장필준, 우규민으로 구성된 삼성 필승조에 '든든' 그 이상의 존재다.

지난 시즌 최지광, 이승현, 임현준, 장필준, 우규민으로 갖춰진 구원진은 경쟁력을 입증했다. 오승환이 9회를 책임지고, 선발진이 5회까지 버텨준다면, 이들 5명의 투수로 3이닝을 막으면 된다. 모든 게 계획대로 되는 팀은 없지만, 계산이 서지 않던 9위 시절 마운드와는 확실하게 달라졌다.

허 감독은 취임 후부터 오승환의 '솔선수범' 리더십을 기대했다. 이미 그 기대는 채워지고 있다. 캠프 내내 오승환은 후배 선수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야구 외적인 선수로서 생활부터 훈련량과 마음가짐 등을 조언하며 삼성 마운드의 내·외적 성장을 이끌고 있다. 선수 황혼기를 보내고 있는 오승환의 유산이 삼성에 남고 있다. 팬들은 올해 '오승환이 없는 삼성'과 '오승환이 있는 삼성'의 차이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팀 구성원 전체도 8회까지만 앞서면 된다는 심리적 플러스 효과를 볼 듯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전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이다.

▲ 이학주는 중독성 높은 응원가로 유명하다. 지난해 올스타전에서 응원단장용 반짝이 옷을 입고 나와 화끈한 팬서비스를 펼치는 쇼맨십을 발휘하기도 했다. ⓒ삼성 라이온즈

◆우리팀 강추! 미워도 다시 한번

▶이학주, 야구도 '응원가'처럼….

이학주는 오프 시즌에도 화제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 두산 베어스에 정규시즌 우승을 선물(?)하고, SK를 지옥으로 빠뜨린 끝내기 홈런을 날린 그는 겨울 동안 트레이드설로 야구계를 뜨겁게 달궜다. SK 와이번스와 트레이드 대화가 오갔지만 결과적으로 없었던 일이 됐다. 이어 구자욱과 함께 스프링캠프 출발 전 연봉 협상을 끝내지 못한 선수로 또 한번 이슈의 중심에 섰다.

우여곡절 끝에 캠프에 늦게 합류했지만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조기 귀국했다. 이를 두고 "허 감독 눈 밖에 났다"는 추측들이 나돌았다. 그러나 이학주가 경산으로 조기 복귀한 가장 큰 이유는 몸을 더 확실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삼성 관계자는 "스프링캠프가 중반부터 연습경기 위주로 진행되기 때문에 몸을 만들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밝히며 이학주의 귀국 이유를 설명했다. 무릎 상태는 부수적인 이유였다. 허 감독은 공개적으로 "이학주가 눈 밖에 난 것이 아니다"는 말까지 했다.

지난 시즌 안정적이지 못한 수비(19실책 리그 4위) 때문에 그를 향한 많은 질타가 있었다. 거기에 다양한 구설이 여전히 주변에 머물러 있다. 팬들의 큰 기대가 더 큰 실망과 질타로 바뀌어 그에게 가고 있다.

이제 팬들 기대에 부응할 때가 왔다. 이학주는 허 감독 구상에서 유격수 자리를 맡아야 하는 선수다. 이학주가 유격수를 봐야 외국인 타자 살라디노의 부담이 줄어든다. 이학주는 지난해 끝내기만 3번 기록한 '스타성'을 지닌 선수다. 지난해 많은 야구팬의 사랑을 받은 응원가처럼 그가 날아올라야 삼성이 산다.
▲ 거포가 부족한 삼성에 가장 필요한 것은 김동엽이 SK 시절 장타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는 타격 자세 수정으로 지난해 김동엽을 지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삼성 라이온즈

◆우리 팀 불안요소 & 체크포인트
▶잘 갈린 사자 발톱, 송곳니를 찾아라

삼성의 이번 오프시즌은 낙제점을 받을 만하다. FA(자유 계약 선수) 시장과 트레이드를 통한 선수 보강은 없었다. 신임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는 영입이 전무한 상황에서 내부 전력으로 시즌을 치르게 됐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은 뚜껑을 아직 열지 않았기 때문에 물음표가 가득 따라다닌다. 전문가들이나 팬들은 삼성을 '꼴찌'로 평가하고 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외부 보강이 없는 상황에서 허 감독은 삼성이 이길 수 있는 야구를 준비하고 있다. 기존에 보여줬던 삼성의 야구를 버리고 작전과 수비 기본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허 감독은 마운드를 지원할 탄탄한 수비, 부족한 득점을 채우기 위한 1점을 짜내는 작전 야구를 강조했다. 선수들은 겨울 동안 허 감독 주문에 맞게 사자 발톱을 잘 갈아왔다.

공인구 반발력 조정으로 타고투저 시대가 저물었다. 허 감독 구상이 꽤 어울리는 시기다. 그러나 발톱만으로 만나는 맹수를 모두 제압하기는 어렵다. 때로는 홈런, 장타와 같은 강력한 송곳니를 앞세워 물어뜯을 수 있어야 한다.

홈런 타자 러프가 빠진 여파가 적지 않을 듯하다. 러프는 KBO리그 3년간 통산 타율 0.313, 86홈런, 350타점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한 시즌 평균 28.7홈런과 116.7타점을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김동엽에게 관심이 쏠린다. SK 시절이던 2017년 22홈런, 2018년 27홈런을 터뜨리며 거포의 자질과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던 그는 지난 시즌 삼성으로 이적한 뒤 부진에 빠졌다. 60경기에 출장해 타율 0.215, 6홈런에 그쳤다.

삼성에서 첫 시즌을 실패로 마무리한 김동엽은 김용달 타격 코치 지도 아래 레그킥을 준비했다. 상체 위주 타격을 하체 사용 타격으로 바꿨다. 이미 스스로 타격 자세에 적응을 마쳤으며 일본 지바 롯데와 연습경기에서 멀티 홈런을 터뜨리며 기대감을 키웠다. 김 코치는 "정말 큰 잠재력을 갖춘 선수"라며 그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지도했다.

이제는 실전 무대에서 바뀐 타격 자세로 성과를 거둬야 한다. 이미 그는 지난해 타격 자세를 고치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실패를 양분 삼아 다른 결과를 낳아야 한다. 김동엽이 삼성 송곳니가 될 수 있다면, 삼성 작전 야구는 더 큰 힘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과거와 달라진 점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정말 1점만 뽑는 야구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

스포티비뉴스=박성윤 삼성 담당 기자

■ 스프링캠프 결산-우리팀을 말해줘 <7일>
①두산을 말해줘…"우승팀의 목표는 우승입니다" (오전 8시)
②kt를 말해줘…"2020년 봄, 마법학교에서 있었던 일" (낮 12시)
③NC를 말해줘…"평가전 무적, 대권 도전도 꿈 아니다" (오후 5시)

■ 스프링캠프 결산-우리팀을 말해줘 <8일>
④SK를 말해줘… “당연히 성적 추락? 어쩌면 절호의 기회다”(오전 8시)
⑤삼성을 말해줘…"꼴찌라고? 사자가 준비한 발톱" (낮 12시)
⑥롯데를 말해줘…“화제의 프로세스가 베일을 벗습니다”(오후 5시)

■ 스프링캠프 결산-우리팀을 말해줘 <9일>
⑦KIA를 말해줘 (오전 8시)
⑧한화를 말해줘 (오전 11시)
⑨키움을 말해줘 (오후 2시)
⑩LG를 말해줘 (오후 5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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