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재석.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나눔의 집 후원금 72억은 할머니들을 위해 쓸 수 없다? 유재석 후원금은 공사비로 썼다?

MBC 'PD수첩'이 다룬 나눔의 집 실태가 공분을 샀다. 지난 19일 'PD수첩'은 '나눔의 집에 후원하셨습니까' 편을 통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시설 '나눔의 집'의 처우, 운영 실태를 폭로했다. 직원들의 제보, 법인 정보 확인, 이사회 영상 등을 통해 알려진 나눔의 집의 실체는 후원자들의 기대와 전혀 달랐다.

▲ 출처|MBC 'PD수첩' 방송화면 캡처
이날 'PD수첩'에 따르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요양시설로 알려진 나눔의 집에는 매월 5000~6000여 명의 후원자들이 낸 후원금이 2억 원 가까이 들어온다. 2020년 4월까지 쌓인 총 후원금은 72억 원 가량. 그러나 2018년 나눔의 집 지출 내역을 확인한 결과 국가 지원비 외에 의료비, 장례비 그리고 재활치료비 등에 후원금이 단 한 푼도 쓰이지 않았다. 제보에 나선 직원들은 열악한 환경을 해결하기 위해서 내부에서 문제를 제기하기도 하고 해결하려고도 했지만 그때마다 협박과 공격이 돌아왔다고 밝혔다. 할머니 간식을 사기 위해 직원이 사비를 들이기도 했고, 치료비는 할머니가 사비를 써야 했다고 직원들은 입을 모았다.


▲ 출처|MBC 'PD수첩' 방송화면 캡처
나눔의 집의 정식 명칭은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 법인 이사의 3분의 2 이상이 조계종 스님들로, 국민들이 보낸 후원금은 법인 계좌로 들어간다. 후원금과 보조금은 나눔의 집 법인이사들의 책임 하에 사용되는데, 법인이사들은 후원금을 할머니들을 위해 쓰는 대신 절약해 토지 구입 등에 쓰려 했다. 2017년, 2018년 이사회 영상 등을 통해 공개된 이들의 계획은 100억원 가까이를 모아 1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호텔식 요양원을 건립하는 것이었다.

나눔의 집 법인이 설립될 당시만 해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요양시설이 1순위 목적이었지만 점차 밀려나고, 심지어 최근 정관에는 기념사업과 역사관만 남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요양시설이라는 문구까지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기부받은 쌀이 승가대와 절로 보내진 사례도 여럿 확인됐다.

심지어 후원금으로 매입한 일부 토지들 명의는 법인 이사와 소장 앞으로 되어 있었다. 김정환 변호사는 "나눔의 집 소유 및 관련된 법률 행위는 모두 나눔의 집 이름으로 하는 것이 정상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모두 위법 행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출처|MBC 'PD수첩' 방송화면 캡처
또 나눔의 집은 지난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 입소를 명목으로 생활관 증축 공사를 진행한다는 명목으로 국가와 지자체에서 받은 돈 2억원여 외에 5억원 넘게 후원금을 집행했는데, 이 가운데는 방송인 유재석, 가수 겸 배우 김동완의 후원금도 포함돼 있는데 한 직원은 "서류를 보면 유재석씨와 김동완씨에게 지정기탁서를 받았다고 적혀 있는데 저희가 시청에 낸 지정기탁서에는 이분들의 것이 없다"며 서류가 허위라고 지적했다.

유재석은 '무한도전'으로 인연을 맺은 이후 매년 5000만원씩 꾸준히 거액의 후원금을 나눔의 집에 전달해 왔다. 이와 관련해 "유재석씨와 이야기를 해봤는데 저희는 아무것도 써준 게 없다. 어제 다시 확인했다" "그 일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가슴 아파하신다"는 소속사 관계자 언급도 전파를 탔다.

▲ 출처|MBC 'PD수첩' 방송화면 캡처
김정환 변호사는 이를 두고 "후원금은 목적에 구속되는 돈이다. 지정후원금은 심지어 '이렇게 사용해주세요'라고 하는 것"이라며 "이를 다른 방법으로 사용하는 순간 그 자체가 범죄가 된다. 매우 큰 불법행위"라고 짚었다. 후원금과 관련 조계종 측은 공식 답변을 하지 않았다. 나눔의 집 측은 "유재석씨와 김동완씨한테는 연락이 되지 않아 지정기탁서 동의를 받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심지어 직원들에 따르면 해당 공사는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요양할 일반 할머니를 추가 수용하기 위해 이뤄졌다. 공사 과정에서는'나눔의 집' 측은 할머니들의 숙소를 몰래 치웠고 물품이 마구 뒤섞인 채 야외 주차장에 방치되기까지 했다. 할머니들의 역사를 잘 보존하는 듯 했던 대외적 이미지와 달리 유품들이 복도와 창고 등에 쌓여 벌레가 생겼다는 직원의 증언도 나왔다. 직원은 나눔의 집 저장고에 할머니의 그림이나 유품 대신 불교 관련 서적이 있었다며 이를 보여주기도 했다.

'PD수첩'은 조계종 측에서도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촉구했다. 또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일본 제국주의 범죄의 희생자들로 그들의 뜻을 기리고 역사에 남기기 위해 정부와 시민사회가 함께 고민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조계종 측은 'PD수첩' 방송에 앞서 공식입장을 내고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닌 일방의 왜곡된 내용"이라며 "나눔의 집은 독립된 사회복지법인으로서 종단이 직접 관리 감독하는 기관이 아니고 나눔의 집 운영과 관련해 관여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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