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교덕 기자] 자주색 정장을 입은 조제 알도(29·브라질)는 두 주먹을 꽉 쥐고 매서운 눈초리로 코너 맥그리거(27·아일랜드)를 바라봤다. 껌을 질겅질겅 씹고 있던 맥그리거는 다리를 크게 벌리고 오른손 주먹을 자신의 오른쪽 턱에 붙인 채 알도를 올려 봤다.

10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UFC 194' 기자회견을 마친 두 선수는 결전을 사흘 앞두고 기세등등한 살기를 내뿜었다.

그러나 몸싸움이나 욕설은 없었다. 두 맹수 모두 대결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떠들 필요는 없다. 오는 13일 옥타곤 위에서 5분 5라운드, 25분 안에 결판을 내면 된다.

눈싸움을 끝낸 두 선수는 나란히 자신의 챔피언벨트를 어깨에 걸쳤다. 물론 UFC 194 메인이벤트가 끝나면, 벨트의 주인은 한 명이 된다. 알도가 이기면 8차 방어에 성공한다. 맥그리거가 이기면 '잠정' 딱지를 떼고 페더급 2대 챔피언에 오른다.

알도는 2006년부터 18연승을, 맥그리거는 2011년부터 14연승을 달리고 있다. 둘 가운데 하나는 이날 연승 기록이 깨지고, 2인자로 주저앉는다.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알도와 맥그리거는 불필요한 감정 싸움을 하지 않았다.

지난 3월 UFC 월드 투어에서 알도는 격앙된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맥그리거는 트래시 토크를 멈추지 않았다. 심지어 알도의 벨트를 낚아채는 기행으로 '폭군'을 씩씩거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젠 차분하게 경기를 기다릴 뿐이다. 알도는 "그의 말을 두 번 곱씹지 않는다. 난 싸우기 위해 여기에 있다. 내가 해야 할 일이다. 그가 뭐라고 하든, 나를 흔들지 못한다. 난 우리 팀 트레이너와 코치를 신뢰한다"고 말했다.

맥그리거가 최근 "알도의 체육관에 스파이를 심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알도는 여유롭게 받아쳤다.

맥그리거는 최근 'UFC 임베디드'에서 "알도는 (지난 7월 UFC 189를 앞두고) 나를 흉내 내는 스파링 파트너를 데리고 왔다. 그런데 그가 뒤차기로 알도를 다치게 했다. 그 장면을 내가 봤는데, 그 뒤차기는 어설펐다. 그런 킥에 맞아 다치다니 당황스러웠다. 여기서 알도가 얼마나 엉성하고 답답한지 알 수 있다. 나를 완벽하게 흉내 낼 수 있는 사람은 없다"며 "알도의 체육관에 스파이를 심어 놨다. 그래서 그가 무엇을 준비하는지 전부 알 수 있다"고 떠벌렸다.

알도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 맥그리거의 스파이들은 분명히 내가 옥타곤으로 들어가 승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그에게 귀띔했을 것이다. 그가 스파이를 심었어도 내 마음은 편안하다"고 반응했다.

알도는 "맥그리거의 약점을 지금 밝힐 수 없다. 그곳을 공략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서서 타격전을 펼치든, 그라운드에서 그래플링 게임을 펼치든 맥그리거를 (판정까지 가지 않고) 끝낼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번 경기에서 질 확률이 높은 '언더독(underdog)'으로 평가 받는 것에 대해선 "신경 쓰지 않는다. 누가 그런 승률을 계산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러분이 쉽게 돈을 벌고 싶다면, 내 승리에 베팅하라"고 했다.

알도는 최근 나돈 은퇴설에 대해 고개를 가로저었다.

알도는 18살이었던 2004년 프로로 데뷔했고 통산 전적 25승 1패를 쌓았다. 2009년 WEC 페더급 챔피언에 올랐고, 2011년 WEC가 UFC에 인수되면서 UFC 페더급이 신설될 때 초대 챔피언이 됐다. 6년 동안 절대 강자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아직 멈출 생각이 없다. "왜 사람들이 내 은퇴를 말하는지 모르겠다. 난 아직 29살이다. 은퇴하고 싶지 않다. 계속 전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맥그리거도 준비를 마친 듯했다. "정신이 집중된 선(禪)의 상태에 들어갔다. 마음은 고요하고 차분하다. 난 준비가 돼 있다. 여기에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는 알도를 꺾고 모든 의심을 날려 버리겠다고 공언했다. "사람들은 날 믿지 않는다. 내가 쌓아 온 실적을 과소평가한다. 바로 지금, 적당한 상대를 만났다. 파운드 포 파운드 랭킹 1위, 10년 동안 무패였던 유일한 UFC 페더급 챔피언을 꺾은 후엔 뭐라고 할 것인가? 내가 말한 것을 증명할 수 있어 기대된다"고 밝혔다.

맥그리거는 큰 체격과 긴 리치로 상대를 압박한다. 먹잇감을 서서히 지치게 해 기세가 확실히 꺾이면 이빨을 드러내는 맹수처럼 경기한다.

그는 알도도 케이지 펜스로 몰 수 있다고 믿는다. "그를 압박할 것이다. 그의 공격을 피할 것이다. 양팔과 양다리로 그를 때릴 것이다. 무릎, 주먹, 팔꿈치를 다 사용할 것"이라며 "옥타곤에서 난 유령이 될 것이다. 알도는 내가 거기 있지만 없는 것처럼 느낄 것이다. 또한 내가 거기 없지만 있는 것처럼 느낄 것이다. 걸작과 같은 명승부를 만들겠다. 날 증명하고 세계 최고가 되겠다"고 힘줘 말했다.


알도와 맥그리거는 오는 12일 계체만 통과하면 결전을 위한 모든 준비를 끝마치게 된다. 페더급 한계 체중 145파운드(65.77kg)를 넘지 않으면 된다. 체중계에서 내려와선 경기 전 마지막 눈싸움을 펼친다. 계체 영상은 12일 스포티비뉴스(www.spotvnews.co.kr)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UFC 194는 오는 13일 오전 11시 30분 SPOTV2가 생중계한다. 코메인이벤트에서 챔피언 크리스 와이드먼과 도전자 루크 락홀드가 미들급 타이틀을 놓고 경기한다.

[그래픽] 김종래 제작 [영상] 송경택 편집 ⓒ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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